코로나 팬데믹으로 상권이 초토화 되다시피 했던 명동에 다시 볕이 들고 있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 관광객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화장품·패션 매장이 다시 문을 열고 오랫동안 텅 비어 있던 매장에 대형 패션 편집숍이 들어서면서 '패션·뷰티 1번지'로서의 위상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다만 코로나 재확산세가 복병이다. 재유행을 빠르게 잡지 못한다면 간신히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난 상권이 이번에는 더 깊이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달 명동 상권에 위치한 명동유네스코점·명동충무로점 2곳의 운영을 재개했다. 명동유네스코점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지난해 3월부터 약 1년 6개월간 매장 문을 닫았던 곳이다.
명동은 '뷰티 1번지'로 불리며 화장품 로드숍들이 중국 관광객을 맞이하던 대표 상권이다. 그러나 2017년 중국의 '한한령(限韓令)'과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이니스프리 등 수많은 매장이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최근 동남아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네이처리퍼블릭을 시작으로 다수의 로드숍 브랜드들이 운영 재개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외국 관광객을 타깃으로 하는 뷰티 매장도 다시 생겨났다. 마스크팩 전문점 올마스크스토리는 최근 명동 메인 거리에 점포를 추가로 열었다. 매장에는 외국인 직원이 상주하며 방문객들을 안내한다. 이밖에 아디다스가 폐점하며 비어있던 3층 규모 건물도 패션 편집숍 에이랜드로 재단장했다. 명동을 찾는 발길이 늘면서 휑하던 거리에는 각종 노점상이 생겨나는 등 활기를 되찾고 있는 모습이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올 2분기 명동은 강남·홍대·가로수길·한남 및 이태원·청담을 비롯한 서울 6대 상권 중 가장 높은 회복세를 보였다. 공실률은 52.5%로 아직 절반 이상이 비어있지만, 57.2%인 1분기보다 4.7%포인트 줄었다. 지난 5월 방한 관광객이 17만 5922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7만 4463명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효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는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따른 정부의 방역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상권을 살피고 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명동 상권은 외국 관광객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곳"이라며 "방역 규제가 높아지면 하반기 점포 운영 계획을 전면 재수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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