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 중인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을 만나 첨단 미래 산업 분야의 협력 확대를 당부했다. 한국 주요 투자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투자 과정의 애로 사항 해결을 적극 돕겠다”며 투자 요청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세일즈 활동을 폈다.
조코위 대통령과 정 회장은 2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40분가량 면담을 진행하고 투자 확대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시티 비전을 공유하면서 “인도네시아와의 협력이 친환경에서 첨단 미래 분야로 확장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가 추진 중인 신행정수도(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 건설에 현대차그룹이 협력해주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방한 기간 중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상 문제로 별도 면담으로 대신했다. 현대차는 올해 3월 자사 최초의 아세안 지역 완성차 공장을 인도네시아에 준공하고 LG(003550)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배터리셀 공장을 짓는 등 인도네시아 내 전기차 생태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면담에 앞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인도네시아 사업을 진행 중인 국내 주요 기업 CEO들에게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밝히며 투자 유치에 나섰다. 면담에는 손경식 CJ(001040) 회장을 비롯해 구자은 LS(006260)그룹 회장, 권봉석 LG 부회장,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김교현 롯데케미칼(011170) 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005930) 사장, 노진서 LX그룹 대표이사 등 10개 사 경영진이 참여했다.
손 회장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조코위 대통령이 현지 투자 과정에 애로사항이 있다면 해결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국내 기업인들에게 국가 주도의 녹색 에너지 전환 정책 추진, 수도 이전에 따른 인프라 건설 등으로 투자 기회가 많다는 점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투자 유치에 나섰다. 해외 기업의 투자 절차 간소화 등 정부 차원의 적극 지원 의지도 강조했다.
간담회 현장에서는 국내 기업의 투자 협약도 이뤄졌다. LS전선은 인도네시아 국영전력공사(PLN)와 전력 인프라 개발 협력에 대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날 간담회 외에도 양국 경제인들은 같은 장소에서 ‘B20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행사를 열고 디지털·에너지전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행사의 일환으로 대한상의 주관의 ‘한·인니 경제협력 패널’ 토의와 전국경제인연합회 주관의 ‘B20 정책 제언 패널’ 토의도 진행됐다.
전경련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기업의 대(對)인도네시아 직접투자 규모는 18억 달러(약 2조 3500억 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니켈·가스 등 천연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 커졌다”며 “베트남에 편중된 한국의 대 아세안 직접투자도 이제 인도네시아 등으로 다변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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