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국내 대표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090430)과 LG생활건강(051900)이 전년 대비 아쉬운 실적을 발표했다. 두 기업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스타인 송혜교와 이영애를 각각 설화수(아모레퍼시픽)와 후(LG생활건강)의 모델로 앞세웠지만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도시가 봉쇄되자 관련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공시를 통해 이번 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9.6% 감소한 9457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의 경우 195억 원 적자를 기록하며 증권가 컨센서스(489억 원)를 크게 밑돌았다. 이번 분기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부진에는 중국 사업 매출 급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 휴업, 역직구 매출 감소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2분기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은 전년 대비 57%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설화수와 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의 매출이 각각 50%, 70%가량 급감한 영향이 컸다. 문제는 3분기에도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이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배송이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3분기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성장률은 -20%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생활건강 역시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올해 2분기 LG생활건강의 매출은 전년 대비 7.9% 줄어든 1조 8627억 원으로,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35.5% 감소한 2166억 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관련 매출이 감소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앞서 LG생활건강 측은 “3월 말부터 시작된 중국 봉쇄정책이 강화되며 2분기 내내 중국 현지 사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지속되며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진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에 대한 증권가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면세 매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LG생활건강은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분기 아모레퍼시픽의 면세 매출이 전년 대비 44% 감소한 반면 LG생활건강은 1분기 대비 2배가량 급증했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LG생활건강에 대해 “1분기 급감했던 면세 매출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이익이 컨센서스를 웃돌았다”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증권가 목표주가 추이도 엇갈렸다.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20만 원에서 18만 원으로 목표 주가를 10% 내려 잡았다. KB증권(20만 원→18만 원), 현대차증권(16만 원→14만 5000원), 유안타증권(19만 원→16만 원) 등도 목표 주가를 내린 가운데 다올투자증권은 투자 의견 역시 기존 ‘매수’에서 ‘유지’로 하향 조정했다.
반대로 LG생활건강에 대해서는 KB증권이 기존 75만 원에서 85만 원으로 목표 주가를 13% 올린 것과 함께 키움증권(80만 원→95만 원), 유안타증권(80만 원→100만 원) 등도 상향 조정했다. 이외에도 현대차증권·교보증권 등은 ‘유지’에서 ‘매수’로 투자 의견을 높여 잡았다.
이 외에도 하반기 전망 또한 상반된 의견이 제시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실적 부진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LG생활건강은 하반기로 갈수록 이익 감소 폭이 축소되는 가운데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유지하되 LG생활건강에 대해서는 단기 반등을 노려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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