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출 비중이 빠르게 감소 중인 반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수출 비중은 높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세안 지역 경제가 성장하며 우리 수출액은 9개월 연속 100억 달러를 달성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대아세안 수출액은 116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0.9% 증가했다. 우리 최대 수출국인 중국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2.5%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수출액도 각각 14.6% 증가했지만 대아세안 수출액 성장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대아세안 수출액은 지난해 7월에도 36.9% 증가했고 올 3월에는 46.2% 급증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월간 기준 대아세안 수출액은 올 3월(121억 70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아세안 내 경제활동이 개선되며 우리 주요 수출 품목이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반도체(45.3%, 이하 전년 동월 대비), 석유제품(187.4%), 디스플레이(18.8%), 철강(12.4%) 등의 수출액이 급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 세계적 반도체 수요 지속 및 아세안 지역 유류 소비 증가에 따라 반도체·석유제품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다”며 “TV 등 전자 제품 수요가 증가하며 디스플레이 수출도 양호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대아세안 수출 비중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2011년 12.9%에 불과했던 아세안 수출 비중은 2018년 16.6%, 2021년 16.9%로 커졌고 올 상반기에는 18.5%에 이르렀다. 반면 2018년 26.8%에 달했던 대중국 수출 비중은 2021년 25.3%, 올 상반기에는 23.2%까지 쪼그라들었다.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아세안 시장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그동안은 우리나라와 중국 간 기술 격차가 커서 대중 수출 비중이 높았지만 중국 기술 수준이 높아져 우리가 우위에 있는 품목이 줄어들고 있다”며 “우리의 시장 확대 잠재력이 큰 아세안에서 수출과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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