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6차 대유행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데이터 기반 ‘표적 방역’에 나선다. 사회적 비용이 큰 거리 두기를 시행하지 않는 대신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곳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6차 대유행 정점에서의 하루 확진자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바이러스의 역학적 특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다”면서 “이제부터는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곳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표적 방역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에게는 2년 7개월 동안의 코로나19를 헤쳐온 경험과 많은 데이터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1만 9922명이다. 전주 대비 1만 9637명 늘었다. 사망자는 26명 발생했다. 위중증 환자는 284명으로 집계됐다. 일 확진자가 이틀 연속 11만 명대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지난주에 비해 환자가 2배로 불어나는 ‘더블링’이 나타나던 증가세는 완화됐다. 이 조정관은 “확진자가 두 배로 증가하는 현상은 주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6차 대유행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주 하루 확진자가 15만 명 미만에 그친다면 최악의 상황은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방역 당국의 판단이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당초 최대 30만 명이었던 정점 시 일 확진자 규모가 절반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금주와 차주 사이 유행 정점이 지나가리라 예측하고 있다”며 “유행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절반 아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감염 전체 크기로는 오미크론 대유행의 4분의 1 이하”라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바이러스 가운데 면역 회피력이 가장 강하고 확산 속도가 제일 빠른 BA.2.75 변이(켄타우루스) 국내 확진자가 5명 추가됐다. 이들 중 4명은 인도, 1명은 네팔을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누적 확진자는 모두 14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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