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첫 달 탐사 궤도선(KPLO·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 ‘다누리’가 5일 오전 8시 8분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미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에 실려 발사됐다. 다누리는 오전 9시 40분께 지상과 첫 교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다누리는 직선으로 3~4일 걸리는 거리를 4.5개월간 돌아 오는 12월 16일 달 궤도에 도착한다. 왜 다누리는 멀리 돌아가는 여정을 택한 것일까.
다누리는 ‘탄도형 달 전이(BLT·Ballistic Lunar Transfer)’ 방식으로 항행한다.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는 38만4400㎞로 직행하면 3~4일이 걸린다. 다누리는 곧장 일직선으로 가지 않고 일단 태양 쪽의 먼 우주로 가서 최대 156만 km까지 거리를 벌린다. 이후 나비 모양 혹은 '∞' 꼴의 궤적을 그리면서 다시 지구 쪽으로 돌아와 달에 접근한다.
다누리가 BLT 방식을 택한 건 지구·달·태양 간 중력을 이용해 연료를 최소한으로 쓰기 위해서다. 다누리는 지구·달·태양의 중력이 균형을 이뤄 무중력에 가까운 라그랑주 포인트 L1(150만㎞)까지 간다. L1에서 속도를 줄여 달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이후 달 중력에 잡혀 목표 궤도에 진입한다. 김대관 항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장은 "다누리 무게가 늘어나면 전체 무게 대비 연료의 비율이 맞지 않는 상태가 될 수 있다"며 "BLT 코스로 가면 연료를 이론적으로는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체 추진력을 활용할 때보다 제어가 어렵고 조금만 틀어져도 큰 오차가 발생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라그랑주 포인트를 포함해 최대 9번의 궤적 수정이 필요하다. 김 단장은 “가장 중요한 순간은 발사 후 2~3시간이 지나 BLT 궤적에 제대로 들어갔는지 판단하는 것이고 이후 9월 궤적 수정이 가장 중요한 시점 중 하나”라며 “내년 1월 1일 달 궤도에 들어갔을 때 성공이라는 말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탐사선이 먼 우주로 나갔다가 돌아오기 때문에 지구와 탐사선의 통신이 어려울 수도 있다. 통상 거리가 2배가 되면 시간당 통신 용량은 4분의 1로 감소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같은 정밀한 항법을 요구하는 BLT궤적을 제대로 실행하기 위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항행 운영에 협력했다.
다누리는 달 궤도와 지구 간 우주인터넷통신도 시험한다. 다누리에 실린 우주인터넷 장치는 달에서 지구로 메시지·파일·동영상 등을 전송할 수 있다. 이 기기에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도 저장돼 있다. 이달 말 이를 지구로 전송하는 통신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다누리가 달 궤도에 안착해 관측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한국은 러시아·미국·중국·일본·유럽연합·인도에 이어 7번째로 달 탐사 성공국가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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