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의 후발 주자인 월트디즈니가 업계 1위 경쟁사 넷플릭스의 구독 수를 처음으로 앞질렀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간 외 거래에서 7% 가까이 급등했다.
월트디즈니는 10일(현지 시간) 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자사가 운영 중인 스트리밍 서비스(디즈니플러스·훌루·ESPN플러스)의 총 구독 수가 2억 2110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실적을 발표한 넷플릭스의 총 구독자 수인 2억 2070만 명을 웃도는 수치다. 디즈니가 2017년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힌 지 5년 만에 넷플릭스를 뛰어넘은 것이다.
디즈니의 분기 순이익과 매출도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 지난 분기 215억 달러를 벌어들여 전년 동기의 170억 2000만 달러를 뛰어넘은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인 209억 9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주당순이익(EPS) 역시 1.09달러로 전년 동기 실적인 80센트와 시장 전망치인 97센트를 웃돌았다. 이 같은 수치가 공개되며 디즈니의 주가는 장중 3.98% 오른 후 시간 외 거래에서도 6.85% 상승해 주당 120.1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시간 외 거래이기는 하지만 디즈니의 주가가 120달러를 돌파한 것은 올 4월 말 이후 처음이다.
다만 디즈니는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2분기에만 11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가의 예상치인 3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스타워즈 드라마 ‘오비완 케노비’, 마블 드라마 ‘미즈 마블’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비용이 급격히 늘어난 탓이다. 이에 디즈니는 광고가 나오는 디즈니플러스의 구독료를 12월 9일부터 월 7.99달러로 인상하는 내용의 요금제 개편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광고 없이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요금제인 월 7.99달러에 앞으로는 광고를 넣겠다는 의미다. 광고 시청을 원하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약 38% 비싼 월 10.99달러(연 109.99달러)의 요금제를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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