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테슬라 등의 단일 종목을 정방향·역방향으로 추종하는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증시에서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개별 주식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지만 그만큼 투자 위험도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자산운용사 ‘디렉시온’과 ‘그래니트셰어즈’는 뉴욕 증시에 애플·테슬라·코인베이스의 하루 수익률을 -1~1.75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각각 4종씩 상장했다. 디렉시온은 애플과 테슬라의 주가가 하락하면 수익을 얻는 인버스 ETF 2종(AAPD·TSLS)과 반대로 애플·테슬라 주가가 오르면 각각 1.5배의 수익률을 내는 레버리지 ETF 2종(AAPU·TSLL)을 내놓았다. 그래니트셰어즈는 테슬라 주가가 내리면 이익을 내는 인버스 상품 1종(TSLI)과 테슬라·애플·코인베이스의 주가 상승 시 각각 1.25배, 1.5배, 1.75배의 수익률을 얻는 레버리지 3종(TSL·AAPD·CONL)을 상장했다. 운용 보수는 그래니트셰어즈의 상품이 1.15%, 디렉시온은 0.97% 수준으로 기존 상장돼 있는 단일 주식 ETF와 유사하다는 평가다.
뉴욕 증시에서는 지난달 14일 미국 자산운용사 AXS인베스트먼트가 처음으로 단일 종목 ETF 8종을 상장한 바 있다. 테슬라와 엔비디아·페이팔·나이키·화이자 등의 하루 수익률을 -2배에서 2배까지 추종하는 ETF였다. 이번에 디렉시온과 그래니트셰어즈가 각각 4종의 ETF를 상장하면서 개별 주식을 추종하는 ETF는 총 16종이 됐다.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개별 종목이나 기초 지수보다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도 큰 이익만큼 손실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국내 서학개미들의 투자 리스트를 살펴보면 나스닥지수를 3배 또는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나 미국 반도체지수 수익률을 3배 또는 -3배로 누릴 수 있는 ETF가 언제나 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히 인버스 ETF의 경우 공매도 등 복잡한 절차를 통해서만 가능했던 ‘하락 베팅’을 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며 “방향성만 맞는다면 단숨에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지만 변동성을 극대화한 만큼 상장폐지까지 갈 수도 있는 상품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