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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 금융위기 이후 최저

7월 26.6%로 64건중 17건 낙찰

경매 얼어붙어 하락 장기화 우려

주간 가격변동률 -0.08% 기록

서울 강남 아파트 일대 전경. /연합뉴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부동산 매매 시장의 선행 지표로 꼽히는 경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집값 하락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법원 경매 전문 지지옥션에 따르면 7월 서울에서 총 64건의 아파트 경매 물건 가운데 17건만 낙찰돼 낙찰률이 26.6%에 그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국 부동산 시장을 강타한 2008년 12월(22.5%) 이후 13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57건의 진행 건수 가운데 32건(56.1%)이 낙찰된 올해 6월과 비교해도 한 달 만에 29.5%포인트 급락했다.

경매에서 낙찰률 하락은 유찰에 따른 가격 하락을 기대하고 물건에 응찰하지 않는 이들이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의 경우 경매 물건이 한 번 유찰되면 경매 시작가가 20% 하락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지금 경매 물건들은 대부분 약 6개월 전 감정가가 매겨져 현 시세 대비 가격이 높은 편”이라며 “앞으로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경매 참여자들이 응찰을 꺼려 낙찰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상 경매 시장 흐름은 일반 아파트 매매 시장 움직임에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아 본격 하락하기까지 약 2년이 걸렸다. 반면 경매 시장의 경우 비교적 일찍 반응해 2008년 상반기 1790건이었던 경매 진행 건수가 하반기에는 2218건으로 늘어났고 △2009년 상반기 3007건 △2009년 하반기 3548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 경매 진행 건수가 274건에 그쳐 최근 2020년~2021년 상반기 평균치인 313건을 밑돌고 있다. 이 선임연구원은 “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경매가 법원에서 진행되려면 약 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며 “아직까지 경매 진행 건수는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8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값 변동률은 지난주보다 0.01%포인트 내린 -0.08%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4월 1일과 같은 수치로 3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특히 노원구(-0.20%)가 지난주보다 0.05%포인트 떨어져 2013년 8월 12일(-0.22%)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나타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9단지(2830가구) 전용 79.07㎡은 지난달 8일 8억 3900만 원에 손바뀜되며 동일 면적 직전 거래인 5월 12일 9억 3500만 원과 비교해 두 달 사이 1억 원 가까이 내렸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기존 주택 매매 시장에서도 급매물이 소화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경매 시장까지 가는 수요자는 드물 것”이라며 “경매 낙찰률 하락은 최근 얼어붙은 매매 시장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이어 “추후 공급 대책이 예고돼 있고 규제 완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과 같은 고금리 상황에서는 추세가 반등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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