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가 돌연 경영권 매각설에 휩싸이면서 현재 추진 중인 1000억 원 규모 벤처 펀드의 원활한 결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출자자는 소프트뱅크벤처스의 매각이 현실화하면 출자 조건을 수정할 가능성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벤처스가 현재 결성을 추진 중인 최대 1300억 원의 '스마트 팬아시아펀드 2호'의 출자자들이 회사의 경영권 매각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출자자들은 일단 경영권 매각은 “사실이 아니다”는 소프트뱅크벤처스 측 입장을 수용해 펀드 출자를 계획대로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스마트 팬아시아 펀드 2호는 올 해 3월 한국모태펀드의 1차 출자 사업에서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면서 결성 작업에 나섰으며 6개월 가량 추가 출자자 모집을 진행해 이달 중 최종 결성을 앞두고 있었다. 강동석 소프트뱅크벤처스 부사장이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을 예정이며, 이준표 대표를 비롯해 진윤정 파트너와 최지현 수석 등이 핵심운용역으로 참여한다.
스마트 팬아시아펀드 2호는 앵커 출자자인 한국모태펀드가 제시한 최소 결성 규모인 660억 원을 훌쩍 넘어 900억 원 수준의 자금을 확보해 언제든 펀드 결성을 완료할 수 있는 상황이다. 모태펀드가 200억 원의 출자를 결정한 가운데 농협중앙회와 기업은행, 교직원공제회가 각각 200억원의 출자를 약정했으며 교보생명(150억 원)과 MBC(20억 원) 등도 투자를 약속해 놓고 있다. 또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운용역들이 50억 원 이상을 출자할 예정이다.
다만 소프트뱅크벤처스가 펀드 규모를 1000억 원 이상으로 키우기 위해 잠재 출자자들과 추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모태펀드가 설정한 펀드 결성 시한은 9월 3일이다.
일단 출자하기로 기관투자가와 은행, 기업 등은 소프트뱅크벤처스 매각설 때문에 출자 결정을 철회할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다. 시장의 소문만으로 출자 결정을 번복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경영권 매각이 공식화하면 그에 맞는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출자기관 관계자는 "펀드 결성 시한이 임박한 상황에서 매각설이 있다는 것만으로 출자를 철회할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펀드 결성 이후 실제 경영권이 바뀌게 된다면 관리보수 삭감 등 출자 조건을 수정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경영권 변동에 따라 펀드 핵심 운용인력의 이탈 등의 상황을 가정해 대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경영권 매각은 추진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벤처스의 모회사인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신세계(004170) 측과 매각 협의를 진행한 것은 사실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 측도 양측이 접촉해 협의를 가진 것을 부정하진 않고 있어 매각설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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