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밈 주식’(Meme·유행성 주식)이 꿈틀대고 있다. 최근 한달 급등하던 미국 증시가 주요 변곡점을 앞에 두고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으면서 서학개미들은 가격 급등락을 보이는 베드배스앤드비욘드(BBBY)·AMC 엔터테인먼트(AMC) 등을 대거 매수하고 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1일부터 17일까지 국내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권에는 BBBY(3위)와 AMC(11위)가 올랐다. 지난주 서학개미는 BBBY를 1605만 달러 사들였고 AMC는 532만 달러 순매수했다.
이들 종목은 기업 실적과 무관하게 수급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대표적인 밈 주식으로 분류된다. 지난 6월 이후 미국 증시가 고점 대비 낙폭의 절반 가량을 되돌린 후 추가 상승 동력을 얻지 못하자, 추가 수익률을 노린 개인 투자자들이 밈 주식에 몰렸다는 분석이다. 두 종목의 수익률은 엇갈렸다. BBBY는 지난주 117.12% 오른 반면, AMC는 16.1% 하락했다. BBBY는 욕실용품과 각종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소매업체로, 최근 월가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거래하고 있다. 지난 17일 종가 기준 BBBY는 23.08달러로 지난 7월 저점인 4.6달러 대비 5배 급등했다. 그러나 실적을 동반하지 않는 주가 급등은 언제나 급락 가능성을 품고 있다. 투자회사 룹은 지난 12일 BBBY에 1달러의 목표 주가를 제시하면서 페니스톡(동전주)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학개미는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는 팔란티어(PLTR)와 아이온큐(IONQ)도 대거 사들였다. 팔란티어와 아이온큐는 지난 5월 대비 50% 가량 상승했다.
한편 지난주 국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은 해외 주식은 테슬라(TSLA)인 것으로 나타났다. 7092만 달러 어치를 쓸어 담았다. 수익률은 준수하다.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테슬라는 858.89달러에서 919.69달러까지 올라 수익률 7.08%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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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테슬라에는 호재가 넘친다. 헤지펀드의 전설 조지 소로스가 테슬라 주식을 매입했다. 소로스가 이끄는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테슬라의 주식 2만 9883주(약 2010만 달러)를 매입했다고 보고했다.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는 리비안 등 스타트업 전기차 기업에만 투자해왔다. 액면분할도 주가 상승을 이끄는 요인이다. 테슬라는 1주를 3주로 쪼개는 분할을 하기로 결정했다. 17일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를 기준으로 1주당 2주를 더 받고, 액면분할로 신규 상장되는 주식은 25일부터는 조정된 가격으로 거래된다. 테슬라는 지난 2020년에도 5대 1의 액면분할을 했다. 일반적으로 액면분할은 기업가치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개인투자자 등 소액투자자들이 투자를 쉽게 결정할 수 있어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순매수 2위는 경기 침체에 베팅하는 3배 레버리지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국채 불 3X ETF(TMF)였다. 이 상품은 미국 장기 국채의 하루 가격 변동폭을 3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지난주 3298만 달러를 사들였다.
서학개미는 시니어론도 사들였다. 퍼스트 트러스트 시니어 론(FTSL)과 SPDR 블랙스톤 시니어 론(SRLN)이 각각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시니어론은 대표적인 인플레 헤지 상품으로 금융사가 투자등급(BBB-) 이하 기업에 담보를 받고 자금을 빌려주는 변동금리 대출이다. 시니어론 펀드는 이런 대출을 기반으로 발행된 증권에 투자하는데 금리 급등기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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