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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이재용, '이병철 정신'부터 강조…"과감한 기술 투자 전통 잇자"

기흥 R&D단지 기공식 참석…복권 이후 첫 공개행보

직원 건의 듣고 사장단 회의…기술력·리스크 점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경기도 용인 소재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직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경기도 용인 소재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복권 이후 첫 현장 경영에 나서 할아버지인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의 정신을 되새겼다. 이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력 확보하라”고 당부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9일 경기 기흥 반도체사업장 연구개발(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이 부회장은 “40년 전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첫 삽을 뜬 기흥 사업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며 “차세대뿐만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며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구내식당 이용하는 이재용 부회장./삼성전자 제공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날 기공식 현장에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을 설치하고 이병철 회장이 생전에 발언한 4개의 문장을 띄우기도 했다. 이 회장이 1983년 2월 주위의 반대와 비웃음을 무릅쓰고 반도체 사업 진출 계획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던 이른바 ‘도쿄 선언’ 직후에 내놓은 발언 중 일부였다. 이 회장은 당시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자연 조건에 맞으면서도 해외에서 필요한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며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대상이 바로 반도체와 컴퓨터 산업이었다. 이 부회장은 나아가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는 세계시장이 넓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에도 파급 효과가 크고 환경 친화적”이라며 “(반도체 사업 진출로) 잘못하면 그룹 절반이 날아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삼성이 아니면 이 모험을 하기 어렵다고 봤다”고 강조했다.

기흥 사업장은 이 회장의 도쿄 선언 이후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이 부회장의 이날 선대 회장 언급은 당시의 절박했던 심정을 가슴에 새기고 초심으로 돌아가 과감하게 도전하자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번 기흥 반도체 R&D단지는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겨냥한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시설로 조성된다. 반도체 R&D 분야의 핵심 연구 전초기지가 돼 메모리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을 두루 다룬다. 삼성전자는 2025년 중순 가동할 예정인 반도체 R&D 전용 라인을 비롯해 2028년까지 연구단지 조성 작업에 약 20조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이후 인근 화성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별도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직원들의 건의사항 등을 듣고 조직문화 개선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부회장은 또 반도체 부문 사장단 회의를 열고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주요 현안·리스크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 진척 현황 △초격차 달성을 위한 기술력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 활동을 공개한 건 지난 12일 정부의 광복절 복권 명단에 이름을 올린 지 일주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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