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웹툰 업체들이 불법 복제·유통에 인공지능(AI) 추적 기술 등을 동원하며 대응하고 있다. 웹툰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정보통신(IT) 역량을 바탕으로 더 큰 피해를 막겠다는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2022년 2월 기술 조직에서 분리한 AI조직 ‘웹툰 AI’를 중심으로 불법 유통에 대처 중이다. 웹툰 AI 조직은 석박사 비율이 63%에 이른다. 컴퓨터비전·자연어 처리(NLP)·데이터 사이언스·머신러닝 엔지니어링(MLOps) 등 분야에서 함께 연구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3년 내 AI 조직을 100명 이상 규모로 확장하고 글로벌 수준의 AI 그룹으로 키울 예정이다.
네이버웹툰은 ‘툰레이더(Toon Radar)’ 기술을 개발해 2017년부터 국내외 불법 복제물 추적에 활용하고 있다. 툰레이더는 웹툰에 심어진 사용자 식별 정보를 읽고 불법 이용자를 탐지하는 기술이다. 2018년 6월에는 툰레이더에 이미지 추적 AI를 적용해 ‘툰레이더 AI’로 업그레이드해 효율을 높였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툰레이더 AI 도입 이후 불법 유통 작품 한 화의 검사 시간이 평균 30분에서 10분으로 대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현재도 완전 자동화를 위해 계속 고도화 중이다.
이외에도 유해 콘텐츠 스크리닝 기술인 ‘엑스파이더(Xpider)’를 개발·연구하고 있다. ‘엑스파이더 포 이미지(Xpider for Image)’는 폭력·선정적·어뷰징 콘텐츠를 자동 스크린하고 ‘엑스파이더 포 텍스트(Xpider for Text)’는 텍스트 속 유해 문장을 스크리닝하는 기술이다. 향후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서비스인 라인웹툰부터 적용을 준비하고 있으며 왓패드 등 타 서비스까지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불법 유통 추적 등 기술에 힘입어 올해 5월 기준 해외 사이트에 불법으로 올라오는 유료 작품 수가 연초 대비 30%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카카오(035720)엔터테인먼트는 콘텐츠에 워터마크 기술을 적용해 불법 유통을 추적하고 있다. 파일 암호화 등의 통신 기술을 적용해 텍스트 파일 불법 유통 시도를 막고 있다. 이퍼브 파일을 암호화해 탈취 시 추적이 가능하도록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속적으로 기술을 보완하고 있다. NHN(181710)은 플랫폼 내에 문서보안솔루션(DRM)을 적용해 불법 캡처 등을 제한하고 있다.
웹툰 데이터 분석업체 코니스트에 따르면 불법 복제·유통된 웹툰의 조회수는 2017년 106억회에서 2020년 366억회로 증가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웹툰 불법 유통으로 인한 피해액은 5488억원으로 합법 시장의 절반 이상(52%)에 해당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