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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만에 2000억 모은 써틱…암호화폐 혹한기에도 돈 몰리는 이유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









블록체인 보안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 뉴욕의 스타트업 써틱(CertiK)이 지난 4월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 받고 8800만 달러(약 117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습니다. 이어 2주 만에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와 타이거 글로벌이 이끈 6000만 달러의 추가 투자까지 총 1억4800만 달러(약 2000억원)를 모아 화제가 됐습니다. 이 같은 대규모의 투자는 지난 4월부터 부침을 겪은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수준입니다. 2018년 중국계 미국인으로 콜럼비아대의 컴퓨터과학과 교수인 롱후이 구와 예일대 교수인 종 샤오가 의기투합해 창업했고요. 외부 보안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 웹3 업체 중에 60%는 써틱을 쓴다고 할 정도로 점유율이 압도적입니다. 아직은 웹3, 블록체인 분야가 군소 업체가 많아 외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업체가 대부분이다 보니 시장 잠재력이 크다는 판단입니다.

벤처투자사(VC)도 일찌감치 비슷한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시장 조사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블록체인 보안 분야로 흘러간 VC 투자금은 올해 2억5700만 달러(약 3400억원)에 달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8% 가량 늘었습니다. 경기가 불안정할수록 VC업계에서는 일단 이용자를 모은 뒤 후에 수익 모델을 마련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보다 초기 단계부터 매출을 내고 흑자로 전환할 수 있는 기업을 선호합니다. 이로 인해 VC의 포트폴리오상 투자 우선순위가 높아졌습니다.



지난 5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앞서 블록체인 허브 다보스 2022가 열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흑자를 내려면 고객사 수요 역시 따라줘야 하는데요. 암호화폐 업계는 올해 들어 유동성 위기로 파산하는 기업이 잇따라 나오고 업계가 침체기를 경험했습니다. 고객사들의 자금 여력이 없어졌지만 이 기간 블록체인 업계에 해킹 피해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렸습니다. 올 상반기에만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는데요. 올해 2월에는 블록체인 브릿지 웜홀이 해킹으로 인해 3억2600만 달러(약 4378억원)의 손실을 봤고요. 다음 달인 3월에는 인기 온라인 게임 액시 인피니티의 로닌 네트워크를 공격해 해커 그룹이 6억2500만 달러(약 8393억원)를 탈취했습니다. 4월에는 이더리움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 프로토콜인 빈스토크 펌즈에서 1억8200만 달러(약 2444억원)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해킹 피해를 입게 되면 재산상 피해뿐만 아니라 신생 업계인 만큼 소비자 신뢰도에도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됩니다. 이로 인해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다른 데는 못 써도 보안 분야에는 투자를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데요. 블록체인상의 보안 허점을 찾아내거나 스마트계약 보안감사(Audit) 수요도 덩달아 높아졌습니다.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계약에 활용된 코드를 검토해 보안상 결함, 잠재적인 초래 위험 등을 판단하는 일인데요.

대표 업체인 콘센시스의 경우 올 들어 8월 초 시점까지 1161건의 수주가 들어왔습니다. 이미 지난해 전체와 맞먹는 수준이고요. 성장세가 얼마나 빠르냐면 2020년(347건)에 비해서는 5배에 달하는 규모예요. 수요가 너무 늘다 보니 보안 감사 비용이 평균 32만 달러(약 4억3000만원)에 달하는데도 업체들이 줄을 서서 서비스를 받으려면 최대 9개월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또 다른 업체 트레일오브비츠 역시 수요가 몰리면서 기본 비용이 20~25% 가량 늘었습니다. 암호화폐 업계의 부침과는 관계 없이 당분간 블록체인 보안 분야는 나홀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분야의 이유 있는 성장과 앞으로의 전망을 상단의 영상을 통해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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