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국내 정유 기업에 불과하던 유공을 SK이노베이션이라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시켰고 최태원 회장이 이 회사를 글로벌 그린 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30일 서울 종로구 소재 SK서린사옥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60년 혁신 성장 스토리’ 심포지엄에서 학계는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기업가정신학회는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은 SK이노베이션이 ‘빅픽처’와 ‘딥체인지’라는 두 차례의 혁신을 통해 국내 정유 기업에서 글로벌 그린 에너지 선도 기업으로 도약했다고 분석했다. 기업가정신학회는 기업가 정신과 관련된 이론·실무·제도·정책 등에 대한 학술 연구를 수행하는 학회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학회는 SK이노베이션의 혁신 성장 포인트를 빅픽처와 딥체인지로 구분하고 이와 관련한 혁신 테마 10개를 선정해 연구·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시기적으로는 △‘SK의 유공’ 이전 △‘SK의 유공’ △사업 확장기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추진으로 구분했다. 이 두 기준에 따라 해당 분야 전문 교수들이 지난 4개월간 연구·분석을 진행했다.
먼저 최 선대회장이 미래를 내다보는 빅픽처로 국내 정유 기업에 불과했던 유공을 SK이노베이션이라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이 첫 혁신으로 평가됐다. SK이노베이션은 1962년 정부가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출범하면서 대한석유공사를 세워 탄생했다. 이후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방침에 따라 1980년 SK그룹(당시 선경)이 민영화 대상자로 선정됐으며 1982년 사명을 대한석유공사에서 유공으로 바꿨다. 1997년 SK, 2008년 SK에너지, 2012년 SK이노베이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유공을 인수한 최 선대회장은 ‘석유에서 섬유까지’라는 비전 하에 수직 계열화 구축에 나섰다. 정유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화학 사업, 석유 개발 사업까지 투자를 확대한 것이다. 정유 기업 최초로 기술 연구소를 설립해 연구개발(R&D) 역량을 확보하며 윤활기유 사업 등 관련 비즈니스를 지속 확대해왔다.
1998년부터 그룹을 이끌게 된 최 회장은 선대회장의 안목을 이어받아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딥체인지라는 경영 철학을 내세웠다. 딥체인지는 근본적이고 깊이 있는 변화를 추구하자는 SK그룹의 성장 이념이다. 기업가정신학회는 SK이노베이션이 딥체인지 혁신으로 배터리·소재 등 비정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한편, ESG 경영을 강조함으로써 전동화 및 순환경제 중심의 글로벌 그린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이춘우 기업가정신학회장은 “최 선대회장이 강조한 SK이노베이션의 혁신 DNA는 최 회장을 거쳐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며 “SK이노베이션에 내재된 혁신 DNA가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인 ‘그린 에너지·소재 기업’으로의 진화·발전과 넷제로(탄소 순배출 0) 달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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