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서학개미들은 나스닥 지수 상승률을 3배로 추종하는 ‘프로쉐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 상장지수펀드(ETF)를 가장 많이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 주요 기술수 15종목 상승률을 3배로 추종하는 ETF들에 대한 간 큰 투자를 이어갔다. 긴축 공포로 미국 증시가 급락하자 향후 이들 종목들의 상승 전환 시를 노리고 베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미국 장기 국채 ETF 역시 많이 사들였는데, 이들은 순매수 상위권 목록 중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8월 25일부터 31일까지 국내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위에는 TQQQ가 올랐다. 지난주 서학개미는 TQQQ를 1319만 달러 순매수했다. TQQQ는 나스닥100 지수의 하루 등락폭을 3배씩 추종하도록 설계된 ETF다. 이 기간 TQQQ는 -14.98% 하락했다. 잭슨홀 회의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확고한 금리인상 의지를 드러내면서 확산된 긴축 공포가 증시가 급락하자 이를 기회로 노린 투자자들이 향후 지수 상승 전환 시를 노리고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1주간 나스닥100 지수는 5% 가까이 하락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3X’(SOXL) ETF를 3781만 달러어치 사들이며 그 다음으로 많이 순매수했다. 이 ETF는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의 하루 변동폭은 3배 추종한다. 미 증시 급락 여파로 주요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 역시 충격을 받으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주간 6.59% 급락했다. 이에 마찬가지로 서학개미들이 반도체주들의 추세 상승 전환을 노리고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순매수 3위는 AMC 엔터테인먼트(AMC)로, 1552억 원을 사들였다. 서학개미들은 8월 18일~24일에도 AMC를 2693만 달러어치 순매수한 바 있다. 해당 종목은 기업 실적과 무관하게 수급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대표적인 밈 주식으로 분류되고 있다. 올해 6월 이후 미국 증시가 고점 대비 낙폭의 절반가량을 되돌린 후 추가 상승 동력을 얻지 못하다 급락하자, 추가 수익률을 노린 개인 투자자들이 밈 주식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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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비중이 큰 AMC는 4일 회사 측이 'APE'라는 종목명으로 우선주를 발행해 모든 보통주 주주에게 배당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상승세가 가속했다. AMC 주가는 7월 말 14.56달러에서 11일 25.46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 31일 종가 기준 9.12달러로 밀린 상태다. 최근 1주간 AMC의 수익률은 -4.80%다. 최근 월가에서 AMC 주식을 매도하라는 분석도 다시 나왔다. 2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투자회사 웨드부시는 AMC의 목표주가를 4달러에서 2달러로 내려잡고 투자의견은 ‘시장 수익률 하회’로 밝혔다.
서학개미들은 ‘BMO 마이크로섹터 FANG 이노베이션 3X 레버리지’(BULZ) 상장지수증권(ETN) 역시 많이 사들였다. 1주간 순매수 규모는 1319억 원에 이른다. 이 ETN는 미국 15개 기술주의 등락폭을 3배 추종하는 상품으로, 애플(AAPL), 어도비(ADBE), 아마존(AMZN), 알파벳(GOOGL), 인틸(INTC), 메타플랫폼(META), 엔비디아(NVDA), 퀄컴(QCOM)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 ETN은 최근 1주간 주가 수익률이 -18.92%를 기록했다.
미 국채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국채 불3X’(TMF) ETF와 ‘아이쉐어즈 만기 20년 이상 국채’(TLT) ETF 역시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투자자들은 해당 ETF들을 각각 810만 달러, 463만 달러씩 사들였다. 미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해당 ETF들은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5위권 목록 중 이 기간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TMF는 1.43%, TLT는 0.59%의 주가 수익률을 기록했다. 잭슨홀 미팅 이후 미 국채 2년물은 연고점을 재경신하는 등 금리 인상세가 지속되면서 채권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국내 투자자들은 루시드(LCID, 772만 달러), 알파벳(GOOGL, 673만 달러), 아마존(AMZN, 589만 달러), 짐인터그레이티드(ZIM, 519만 달러) 등도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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