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자산가들이 세금 부담을 낮춰 실질적인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저쿠폰 채권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증권(016360)은 올해 들어 8월까지 저쿠폰 채권 판매 규모가 2조 6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배 늘었다고 1일 밝혔다. 저쿠폰 채권은 현재 장외시장에서 유통되는 채권 가운데 과거 저금리 시기에 낮은 표면금리로 발행된 쿠폰을 말한다.
저쿠폰 채권의 인기는 전체 채권 투자 수익 중 이자소득세를 내는 이자 수익(표면금리)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어 세금 부담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채권은 이자 수익에 대해서만 과세되고 매매 차익은 비과세되기 때문이다. 고액 자산가들은 금리 상승으로 가격이 하락한 저쿠폰 채권 매매를 통해 수익 전부가 과세되는 시중금리 대비 연 투자수익률을 2~3%포인트 가깝게 높이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예를 들어 만기 1년에 액면가 1만 원에 상환되는 표면금리 1% 채권을 9780원에 매수하면 표면금리 1%에 대해 과세되지만 매매 차익 220원은 비과세다. 따라서 채권의 세전 수익률은 연 3% 수준이지만 매매 차익 비과세 효과로 소득 수준에 따라 은행 환산 세전 수익률이 최대 연 5.5%에 이른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자산 30억 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의 저쿠폰 채권 매수 금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6.4배 늘었다고 삼성증권은 설명했다.
백혜진 삼성증권 SNI전략담당 상무는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세전 연 4%대의 안정적인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고쿠폰 채권과 더불어 세금 부담을 낮춰 실질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저쿠폰 채권 매수를 병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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