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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일주일새 50원 이상 급등…"진정시킬 재료 없어"

6거래일 연속 연중 최고치 경신

추경호 "시장 쏠림 현상 예의주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13년 5개월 만에 1380원대를 뚫은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6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갈아치우며 13년 5개월 만에 1380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와 위안화 약세의 겹악재로 환율 상승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1400원 돌파도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가파른 환율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물가 정점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2원 50전 오른 1384원 20전에 거래를 마치며 6거래일 연속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환율이 138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4월 1일(1392원) 이후 약 13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31일 이후 일주일 만에 50원 넘게 급등한 셈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통화 긴축에 따른 달러 강세에 원화와 연동하는 중국 위안화 약세까지 더해지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추가 환율 상승을 기대한 국내 수출 업체들이 달러 매도를 유보하고 있는 점도 환율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당국의 강력한 미세 조정과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방어 추가 조치 도입 외에는 원화 약세를 진정시킬 재료가 전무한 상황”이라며 “당분간 환율 상승 베팅 열기는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조만간 14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1997년 자율변동환율제 도입 이래 환율이 1400원을 넘은 것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단 두 차례뿐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 논란과 한국 경제의 수출 타격 우려, 미 연준의 긴축 등 환율 상승 요인이 우세하다”며 “향후 1400원까지 오를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연내 1500원 진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고환율은 수입물가를 자극해 9~10월로 예상된 물가 정점을 지연시키며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환율이 1400원대를 위협하자 외환 당국은 긴급 시장 점검에 나섰다. 한국은행은 이날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원화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비해 빠르게 약세를 나타냈다며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환율이 오르고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것은 경제와 금융시장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의 쏠림 현상에 관해서는 당국이 예의 주시하면서 필요할 경우 시장 안정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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