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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상장 안한다해도 시장 덮친 물적분할 공포…소액주주 피해 늘어나나

방산 부문 물적분할 소식에 풍산 주가 ‘출렁’

비상장 방침에도 지분 희석 가능성에 경계심







금융위원회가 무분별한 물적분할로 인한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줄이고자 하는 조치를 발표한 직후부터 물적분할 소식이 들려오면서 시장에는 다시금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풍산(103140)이 방산 부문을 물적분할하기로 하면서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물적분할을 저지하기 위한 소액주주들의 연대활동은 강화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풍산은 지난 8일 직전 거래일보다 1950원(6.40%) 내린 2만 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9% 넘게 폭락하기도 한 풍산은 물적분할을 발표한 7일 이후 시가총액이 800억 원이 줄어들었다.

풍산은 방산 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법인인 ‘풍산디펜스’를 설립한다고 7일 공시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신설법인은 방산 분야인 화약과 화약 원료를 제조·판매하는 사업을 영위한다. 풍산의 대표 사업인 탄약 사업도 신설법인이 담당한다. 존속법인인 풍산은 동합금소재와 가공품의 제조판매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풍산의 대표 사업부문인 방산을 물적분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은 출렁였다. 사실상 방산 부문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한 투자자가 대다수였던 영향도 있다. 풍산이 신설법인의 비상장을 유지한다고 밝혔음에도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통상 신설법인의 지분을 존속법인이 모두 보유하게 되는 특성상 기업가치에 변화가 없음에도 주가가 크게 내려앉은 것이다.

증권가는 지분 구조가 복잡해졌다는 점 자체가 소액주주들의 불안과 불확실성을 높였다고 지적한다. 신설법인이 신주를 발행해 주주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는 등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가 내놓은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관련 일반주주 권익 제고방안’의 구체적인 시행 이전에 풍산처럼 물적분할을 시행할 기업이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당 방안은 모회사 주주들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고 물적분할 후 자회사가 상장할 경우 주주 보호방안이 미흡할 시 한국거래소가 상장을 거부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본격적으로 금융위의 방침이 시행돼 절차가 까다로워지기 전에 물적분할을 진행할 유인이 생긴 셈이다.

물적분할에 대한 시장의 반감이 점차 극대화되면서 소액주주들의 공동 행동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물적분할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DB하이텍(000990) 소액주주들은 지분 모으기를 진행하기 위해 주주명부 열람을 요청했다. 회사 측이 전자명부로 제출을 거부하자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아울러 DB하이텍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공동행동을 요구하는 의견문을 발송하면서 연대의 폭을 넓히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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