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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보조금 법, 韓 기업에 이중고…사업전략 새로 짜야"

대한상의, 법무법인 세종과 세미나 개최

"美 인플레법 후속조치 지속 주시해야"

"EU, 내년 중 보조금 기업에 보고 의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입법 기념행사에서 연설하며 겉옷을 벗고 있다. 그는 이날 미국산 전기차 보조금 조항을 주요 치적으로 거론하며 IRA 성과를 거듭 강조했다. 연합뉴스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보조금 등의 규제를 잇따라 설치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우리 기업이 해외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각종 대외 악재로 기업들이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 만큼 위협 요인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법무법인 세종과 공동으로 ‘최근 미국과 EU의 보조금 입법 동향 및 대응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EU의 역외보조금(FS) 규제 입법 현황을 분석하고 기업의 통상 대응전략 수립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했다. 세미나에는 약 80개 기업, 100여 명이 참석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코로나 19 팬데믹(대유행)이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물가 상승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다”며 “이런 가운데 주요국이 새롭게 도입한 보조금 법안들이 우리 기업에 이중고로 다가오고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자국우선주의를 앞세운 보조금 법안들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 경쟁력에 상당한 제약 요인이 된다”며 “해외투자, 수출전략 수립 시 상세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의 박효민 변호사는 ‘IRA의 주요 내용과 우리기업에의 영향’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서 IRA 관련 규정을 ‘전기차 세액공제’ ‘친환경에너지 및 탄소배출량 감축 관련 세액 공제’ ‘친환경 산업용 부품, 연료, 핵심광물의 국내생산 촉진’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IRA의 에너지 안, 기후변화 관련 각종 세제 혜택 정책은 친환경사업의 개척에 나선 우리 기업에게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며 “미국은 자국 내 생산, 자국산 우선구매 등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기후변화 대응에서 국제사회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우리 기업은 각 사업 분야별로 IRA의 각종 혜택·제한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며 “본사 차원에서 대미 투자 혜택·비용에 대한 이익형량을 통한 새로운 사업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앞으로 IRA 후속 지침뿐만 아니라 각종 보조금 정책이 어떻게 펼쳐질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의 윤영원 변호사는 ‘EU의 FS 법안의 주요 내용과 우리 기업의 영향 및 대응방안’이라는 주제의 발표자로 나서 “EU 역외보조금 제도는 기존 ‘보조금’의 기본 개념을 공유하지만 상품수입뿐만 아니라 각종 사업·투자, 인수합병(M&A), 공공조달 등 EU 내 모든 경제 부문을 포괄하는 ‘새로운 유형의 보조금’”이라고 설명했다. FS 규제는 EU 역내 시장을 교란시키고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역외보조금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했다. 외국 정부에서 일정 금액 이상 보조금을 지급받은 역외 기업이 EU 시장에서 M&A, 투자, 서비스무역, 공공조달에 참여할 때 보고 의무를 부여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EU 집행위원회가 지난해 2021년 5월 입법을 제안했고 올 6월 30일 EU 이사회와 의회 간 이 법안에 잠정 합의했다. 업계에서는 이 법안이 서명, 관보 게재를 거쳐 내년 중 시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 변호사는 “EU에서 사업을 하는 우리 기업 모두는역외보조금 법안의 주요 내용에 대해 숙지하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며 “EU 집행위는 한국 정부가 국내 기업에 준 보조금에 대해서도 언제든 직권 조사를 할 수 있다”며 “이는 동 법안의 시행 이전 최대 5년 전까지도 소급 적용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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