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들도 외면하는 금융노조의 총파업이 16일 그대로 강행된다. 15일부터 시행되는 안심전환대출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며 ‘명분 없는 파업’에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1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융자본의 무분별한 점포 폐쇄와 인력 감축을 중단시키고 관치금융 부활 저지, 국책은행 지방 이전 정책 폐기 등을 통해 금융의 공공성을 사수하겠다”면서 16일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이번 총파업에 대한 쓴소리를 의식한 듯 기자회견 내내 ‘금융 공공성 확보’를 총파업 단행의 이유로 내세웠다. ‘1억 연봉’ 은행원들의 파업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에 당초 6.1%를 올려 달라던 인금인상률은 5.2%(사측 1.4%제시)로 낮추기는 했지만 36시간 근무, 영업점 폐쇄 중단 등은 물러나지 않았다.
금융노조는 기자회견 내내 파업의 당위성을 설명했지만 ‘반쪽자리 총파업’으로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노조 내부에서조차 총파업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데다 일부 은행들은 파업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노조 중 우리은행과 농협은행 노조가 사실상 총파업에 불참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총파업 회의론’에 무게가 실린 상황이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는 “공식적으로 우리·농협지부로부터 총파업 불참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 파업 참여율이 2016년(2.8%) 총파업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결국 명분 없이 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파업에 은행 노조원들도 참여를 꺼리는 셈이다.
한편 이번 총파업으로 결국 애꿎은 금융 소비자만 피해를 볼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비대면 채널을 구축해 놓아도 대면 채널이 익숙한 금융 소외 계층은 영업점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데 안심전환대출 신청까지 받으면 대기 시간은 길어지고 결국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