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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 집값 떨어지고 부실 위험 커진다”…한은의 경고

한은 금융안정상황 평가

한국 집값 주요국 대비 하락 위험 큰 편

과다차입한 청년층 부실 위험 커질 수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주택 가격 조정으로 인한 대출 건전성 악화, 채무상환 부담으로 취약 부문의 부실 위험 확대 등을 기준금리 인상의 잠재적 위험으로 꼽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가 연말까지 정책금리를 대폭 인상할 것으로 예고한 가운데 한은도 기준금리를 따라서 올릴 수밖에 없는 만큼 금리 인상으로 인한 리스크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최근의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하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먼저 주택가격 오름세가 누적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가계 대출 규제 강화와 맞물려 주택 매수 심리가 약화되고 자금 조달 비용도 늘어나는 등 주택가격 하방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로 인해 담보가치가 하락하고 임대 소득이 줄어들면서 주택 관련 대출 차주의 연체율이 늘어나는 등 가계 대출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집값 하락 가능성이 다른 주요국 대비 높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소득 대비 주택가격이 주요국 대비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등 우리나라 주택가격에 대한 고평가 인식이 확산된 상태다. 또 주택 가격 상승이 가계부채 비율 상승을 동반한 상황에서 정책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을 늘리는 동시에 집값 하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가격 하방압력이 주요국 중 높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 상황(2022년 9월) 설명회. 사진 왼쪽부터 신재혁 자본이동분석팀장, 임광규 안정총괄팀장, 이종렬 부총재보, 이정욱 금융안정국장, 이대건 안정분석팀장. 사진제공=한은


금리 인상은 상환 부담이 큰 취약 차주와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족’으로 불리는 청년층 과다 차입자의 부실위험을 빠르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청년층은 코로나19 이후 과도한 주택 관련 대출 차입으로 부채비율(LTI)이 높아지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역시 빠르게 상승한 상태다.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올랐을 때 대출금을 5억 원 이상 보유한 청년층 차주의 연체율은 0.278 수준이지만 과다차입한 청년층은 1.423까지 급등한다.

기업어음(CP)이나 단기사채를 중심으로 단기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확대되는 등 비은행권의 단기자금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이 실물경제와 자본시장에 파급돼 신용·유동성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기준금리를 1.25%포인트 인상하는 상황에서 주가·부동산 가격이 각각 고점 대비 35%, 15% 하락하는 경우를 복합 충격 시나리오로 설정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저축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에서 규제비율을 밑도는 기관이 일부 발생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취약계층의 채무 상환 부담 가중, 자산가격 조정 시 신용 리스크 증대, 일부 비은행금융기관의 복원력 저하 등의 위험을 계속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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