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 인상)’에 미국 증시가 크게 휘청이고 있지만 서학개미들의 미국 빅테크 사랑은 여전했다. 주가 상승에 베팅하며 낙폭과대주를 ‘줍줍(저가매수)'하거나 3배 레버리지에 베팅하는 움직임도 꾸준히 이어지는 중이다. 다만 순매수 규모는 예전보다 큰 폭으로 쪼그라든 모습이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9월 15일부터 21일까지 한 주일간 국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주식은 미국 나스닥 지수 상승률을 3배로 추종하는 ‘프로쉐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 상장지수펀드(ETF)로 나타났다. TQQQ를 1050만 달러어치 사들이며 이번주 유일하게 1000만 달러 이상을 순매수했다. 다만 미국 긴축 공포로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분위기 속에서 성장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추락했고 TQQQ 역시 이번주 12% 이상의 손실을 봤다.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은 역시 3배 레버리지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SOXL)’ ETF였다.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을 담고 있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이 상품은 경기 침체와 반도체 수요 위축의 공포 속에서 한 주간 8.51% 하락했다. 기술주 주가가 주춤하지만 서학개미들은 애플과 엔비디아 등 대형 기술주에 대한 순매수를 이어가며 변치 않는 애정을 과시했다. 애플 등 미국 15개 기술주 주가를 3배로 따라가는 ‘BMO 마이크로섹터 FANG 이노베이션 3X 레버리지(NULZ)’ 상장지수노트(ETN)도 200만 달러 가량 순매수해 매수 상위 목록 5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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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서학개미들은 경쟁업체 피그마를 200억 달러 고가에 인수했다는 이유로 주가가 급락한 어도브(ADBE)를 69만 달러어치 사들이며 눈길을 끌었다. 어도브는 지난 한주 동안에만 22.94%가 추락했다. 또 금리 인상 충격으로 급락한 바이오주에 대해서도 ‘줍줍’을 시도했다. 미국 바이오텍 기업 186곳을 균등하게 담고 있는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SP 바이오텍 불 3X( LABU)’ ETF가 매수 상위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실적 우려 등으로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 AMD와 메타에 대해서도 각각 53만 달러 어치를 순매수하며 미국 기술주 사랑을 과시했다.
전반적으로 낙폭 과대 기술주에 대한 순매수가 이어진 모습이지만 미국 배당성장주로 구성된 ‘슈와브 US 배당주(SCHD)’ ETF와 미국 대표 리츠상품으로 꼽히는 ‘리얼티인컴(O)’ 등 방어주를 매수하는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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