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킹달러’의 위세에 국제 유가와 금값이 동반 급락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7%(4.75달러) 떨어진 78.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WTI 가격이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올 1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7시30분 기준 배럴당 4.8%(4.36달러) 내린 86.10달러에 거래중이다. 주간 가격으로도 WTI와 브렌트유 모두 4주 연속 하락해 지난해 12월 이후 최장기 하락세를 이어갔다.
국제 유가 하락은 미국 달러화 초강세와 관련이 깊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111.63을 기록하며 2002년 5월 이후 20여 년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반면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37년 만의 최저치 기록을 경신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조만간 ‘1달러=1파운드’ 수준까지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인상)과 향후 기준금리 전망 상향으로 달러 강세 현상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는 달러를 사용하지 않는 여타국의 유가 구매력을 감소시켜 유류 수요를 떨어트린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침체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유가 하방압력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분석업체 오안다의 선임애널리스트인 크레이그 얼람은 “글로벌 경기침체 위협이 유가를 계속 누르고 있다”며 “지난 며칠간 세계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진행된 통화 긴축이 경제성장에 커다란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커졌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金)도 강달러 위세에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4월 초 이후 최저가로 내려앉았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1.5%(25.50달러) 떨어진 1655.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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