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양육 부담 증가에 따른 출산 기피가 사회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한국 여성이 첫째 자녀를 낳는 평균연령이 한 세대도 안 돼 26세에서 32세 수준으로 올라갔다.
2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2 한국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초산 평균연령은 1993년 26.23세에서 2020년 32.30세로 27년 만에 6.07세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은 2.7세, 영국은 3.3세, 노르웨이는 3.9세 높아진 것과 비교하면 연령 상승세가 지나치게 가파르다. 일본도 27.2세에서 30.7세로 3.5세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의 초산 연령은 2010년 30.10세, 2015년 31.20세, 2019년 32.16세를 찍었고 지난해에는 32.6세를 기록했다. 2020년 기준 한국의 출생아 수는 27만 2300명으로 사상 최초로 20만 명대로 내려앉았고 합계출산율은 OECD 꼴찌인 0.84명이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 평균을 가리킨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960년 6.0명에서 1976년 3.0명, 1983년 2.06명, 2017년 1.05명을 기록했고 2018년 1.0명 선을 깬 뒤 지난해에는 0.81명까지 내려왔다. 한국의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동일 분기 기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2020년 합계출산율은 미국 1.64명, 영국 1.56명, 노르웨이 1.48명, 일본 1.33명 등이다. OECD는 “한국 여성들이 일과 가정 사이에서 냉혹한 선택에 직면하면서 출산 등을 미루고 있다”며 가정에서 여성의 가사 부담, 자녀 교육 및 주거에 들어가는 비용, 출산·양육에 따른 여성의 경력 단절 등을 문제로 꼽았다.
OECD는 무상 보육이나 유급 육아휴직 확대 등 출산·양육 관련 대책 마련과 노동 문화 등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일자리 매칭이나 공적 지원을 통해 청년층의 실질임금을 올려주면 가정을 꾸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세금이나 사회보장 적립금으로 유급 육아휴직을 완벽히 보장하는 방안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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