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운영하는 온라인 방송 서비스 ‘트위치’가 네트워크 비용을 이유로 국내 스트리밍 화질을 제한하겠다고 나섰다. 트위치는 글로벌 창작자들의 수익 배분율도 삭감해 반발을 사고 있다. 앞서 유튜브가 망 사용료 입법이 “창작자들에게 피해를 준다”며 수익률 삭감을 경고한 가운데, 플랫폼과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 간 밥그릇 싸움에 소비자 피해만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9일 트위치는 한국 블로그를 통해 "30일부터 한국 내 동영상 화질을 최대 720p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1080p(FHD)에서 한 단계 낮은 화질로만 서비스하겠다는 것이다. 트위치는 “한국에서 모든 네트워크 요금 및 기타 비용을 성실하게 지불해왔다”면서도 “한국 서비스 비용이 계속 증가해왔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운영 유지를 위해 새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망 사용료 부담에 최대 화질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업계는 트위치가 비용 감축을 위해 망 사용료 ‘핑계’를 대고 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트위치 모회사는 아마존으로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사용하고 있어 별도 ‘서버비’가 들지 않는다”며 “국내 망 사용료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입법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위치는 글로벌 창작자 수익 배분율을 줄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간 트위치는 창작자가 받은 후원금 30%를 수수료로 받아왔다. 그러나 2023년 6월부터는 10만 달러 이상 수익이 발생할 경우 배분 비율을 5대 5로 조정할 계획이다. 댄 클랜시 트위치 대표는 수익 배분율 변경에 대해 “증가하는 서버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해외에서도 “AWS를 사용하는 트위치가 서버 비용을 말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이 따랐다.
트위치가 화질 제한·수익 배분율 조정에 나서는 배경으로는 악화된 실적이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트위치 앱 결제액은 2020년 1분기 280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2021년 1분기에는 1억 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이후 감소세로 전환해 올 2분기에는 4800만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특수에 빠른 성장을 보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들이 팬더믹 종식에 사세가 꺾이고 있다”며 “유튜브·넷플릭스 등이 망 사용료법에 최근 적극적인 입장을 내는 배경에도 악화된 업황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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