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는 인디게임의 요람부터 무덤까지 함께합니다.”
2일 서울경제와 만난 스마일게이트 스토브(이하 스토브)의 한영운 대표와 여승환 이사는 “인디게임의 성장이 곧 스토브 생태계의 성장”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스토브는 지난 2016년 설립된 스마일게이트 그룹의 게임 플랫폼 자회사다. 2019년부터는 플랫폼 내 인디게임 전용 공간인 ‘스토브 인디’를 운영하며 그룹 내 인디게임 지원 역할을 전담하고 있다.
사실 크래프톤, 네오위즈, 엔씨소프트 등 이미 상당수 국내 대형사가 다양한 형태로 인디게임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대다수 게임사들이 유력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해 서비스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스토브는 다양한 인디게임의 극초기 개발 단계부터 사업화 과정까지 모든 과정을 나서서 ‘뒷바라지’한다는 설명이다.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한 입점사에게 추가 개발비와 마케팅 지원 등을 제공, 사업적으로 성공할 때까지 지원을 계속하는 시스템인 ‘펀딩팩’이 대표적이다. 한 대표는 “이는 스마일게이트가 게임사가 아닌 ‘플랫폼사’의 관점에서 인디 게임에 접근하기 때문”이라며 “플랫폼이 커지기 위해선 결국 생태계가 커져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참여자들을 두루두루 지원하는 것”라고 했다.
전폭적인 지원의 결과 현재 스토브 인디에 입점한 게임은 약 500개까지 늘어났다. 다만 아직까지 큰 돈을 벌고 있진 않다. 스토브는 지난해 매출 746억, 영업이익 28억 원을 벌어들이며 분사 5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지만, 매출의 상당 부분은 자체 IP인 ‘로스트아크’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스토브는 플랫폼의 성장을 위해선 ‘다양성’이 핵심 가치라고 판단해 인디 게임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한 대표는 “게임업계는 특정 인기 장르의 게임만 쏟아지는 편중 현상이 유독 심하다”며 “반면 인디게임은 상업 논리가 아닌 개인의 취향에 따라 제작되는 만큼 다양한 장르에 걸쳐 분포된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스토브는 인디게임을 통해 글로벌 진출도 도모한다. 스토브의 글로벌 진출은 권혁빈 창업자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권 창업자는 우리나라에도 자체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일념 하에 ‘만년 적자’에도 굴하지 않고 스토브 사업에 힘을 실어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결국 플랫폼이 존재해야 콘텐츠가 유통될 수 있다”며 “글로벌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첫 국산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강조했다.
가장 유력한 글로벌 진출 전략은 스토브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스토브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다. 여 이사는 “그동안 수많은 인디게임 창작자들을 지원해오면서 다수의 콘텐츠사업자(CP) 아군을 확보했다”며 “이들과 힘을 합쳐 차별화된 게임을 제작, ‘스팀’ 등이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성공한 서구권 인디 게임을 아시아에 ‘역수출’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실제로 ‘아톰 RPG’, ‘킹덤 컴’ 등 다양한 유럽 인디게임들이 스토브 인디에 입점해 좋은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여 이사는 “한국 시장의 뜨거운 반응에 감동해 아예 한국에 정착해 게임을 개발해 보고 싶다는 유럽 개발자들의 문의도 종종 온다”며 “이들의 게임을 스토브를 통해 국내는 물론 아시아권에도 소개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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