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중금리가 치솟으면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걱정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3%로 현재보다 0.5%포인트 더 오르면 약 124만 명의 소상공인이 도산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정은애 연구위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금리 인상에 따른 부실 소상공인 추정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우선 이자보상배율이 4개 분기 연속으로 1 미만인 사업자를 ‘한계’ 소상공인으로 정의했다. 즉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4개 분기 연속이면 한계에 직면했다고 본 것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개 분기에 나타나면 ‘부실’로 정했다. 2017년 2월부터 올해 1분기까지 신한카드 개인사업자 가맹점 63만여 개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했다. 이 중 1개 분기라도 부실이 발생한 사업자는 24만 9342곳(중복 발생 제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향후 한은이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부실이 급격하게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 2.5%에서 한계 소상공인 비율은 약 17.3%로 추정되는데 이를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 통계에 적용하면 118만 3,832명이 한계인 것으로 보인다.
정 연구위원은 세 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2022년 1분기 영업이익과 부채액을 고정한 상태에서 한은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 등을 단행할 경우들이다.
첫 번째 시나리오가 진행된다면 한계가 되는 소상공인은 121만 1204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보다 2만 7372명 불어나는 셈이다. 여기에 영업이익이 5% 감소할 경우까지 온다면 한계 상태는 123만 8576명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시나리오로 기준금리가 3.00%가 되면 한계 소상공인은 124만 2751명으로 추정됐다. 종전보다 5만 8919명 많은 수치다. 영업이익이 5% 주는 상황까지 겹치면 127만 1606명이 위기에 몰릴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3.25%가 되는 세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127만 2,790명이 한계 상태가 될 수 있다. 영업이익이 5% 감소하면 130만 162명이나 한계가 된다.
현재 금융 시장에서는 한국의 기준금리는 곧 3%를 넘어설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내년 초 3.5%가 된다는 시각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7일 기준 4.276%에 이른다.
정 연구위원은 “부실 및 한계 소상공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시스템을 도입하고 특성에 따른 지원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상승에 따른 소상공인 부실 관리에 더욱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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