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0만 명이 이용하는 ‘국민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이 사상 초유의 전산 장애를 일으켰다. 생활과 밀접한 쇼핑, 결제, 웹툰, 택시 호출, 지도, 내비게이션, 게임 등 카카오 서비스가 일제히 마비되면서 국민들의 주말 일상도 ‘올스톱’됐다. 일부는 장애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난 16일 오후까지도 복구되지 못하면서 일반 소비자는 물론 택시기사, 쇼핑몰 등 자영업자들도 큰 피해를 입었다. 카톡이 등장한 지 12년 만에 최악의 사고로 기록될 ‘카카오 블랙아웃’이 발생하면서 초연결 사회를 앞두고 플랫폼 시스템 안정화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19분께 SK C&C 판교캠퍼스 A동에서 불이 나 오후 3시 22분께 이곳 데이터센터의 전원이 꺼졌다. 이곳에 서버 3만 2000대가 들어선 카카오의 서비스도 중단됐다. 카카오가 밝힌 피해 서비스만 해도 카카오톡 메신저, 지갑, 다음(DAUM) 뷰와 카페, 카카오맵, 카카오페이, 카카오T, 카카오내비, 카카오웹툰, 멜론, 픽코마, 지그재그, 모바일 게임 등 10종이 넘는다. 일부는 여전히 복구 중이다. 복구된 서버 수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1만 2000대로 작업률이 절반에 못 미쳤다. 사고의 여파가 커지자 정부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이종호 과기부 장관 주재의 현장 회의를 진행하는 등 피해 복구에 적극 나섰다.
이번 사태를 통해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카카오는 물론 ‘IT 강국 코리아’의 민낯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전 국민이 일상·사회·경제 활동 시 크게 의존하는 플랫폼이 단순한 화재 사고 하나에 무너져 내리면서 부실한 서버 관리 역량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카카오·네이버 등의 디지털 부가 서비스 중단으로 우리 국민께서 겪고 계신 불편과 피해에 대해 매우 무겁게 느끼고 있다”며 “정확한 원인 파악은 물론 트윈 데이터센터 설치(이원화) 등을 포함한 사고 예방 방안과 사고 발생 시 보고·조치 제도 마련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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