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텔레’할 거예요.”
지난 15일 오후부터 약 이틀간 이어진 카카오 서비스의 전방위 장애 여파로 직장인들 사이에서 이른바 '탈(脫) 카카오'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의 ‘나와의 채팅’ 기능을 활용해 자신의 자료를 백업해오던 직장인들이 텔레그램 등 다른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텔레그램에서 비공개 개인 채널을 개설하고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법을 소개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에는 수백 개의 추천이 달리기도 했다.
실제 텔레그램 사용자 수는 카카오 사태 직후 급증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국내 만 10세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를 조사한 결과 카카오톡 오류 사태 직후인 16일 텔레그램 가입자는 이틀 만에 22만명 증가한 128만 명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소비자가 위험을 분산·회피하고자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대체 메신저를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 같은 움직임에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개인 데이터만이라도 분산해 저장하려는 움직임 자체는 합리적인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이라고 해석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는 이번 사태로 안정성이 깨진 상황을 경험하고 기존 서비스의 상당 부분을 되돌아봤을 것"이라며 "위험을 인지한 소비자가 전환 비용을 감내하면서도 일부는 전환을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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