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을 포함한 각종 자산 가격 하락 등으로 민간소비가 갈수록 부진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다만 급격히 늘어나는 해외여행으로 해외소비는 크게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20일 한국은행은 ‘향후 재화, 서비스, 해외소비의 회복 경로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민간소비는 2분기 이후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빠른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최근 높은 인플레이션에 금리 상승과 소비심리 위축 등이 나타나면서 회복세가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은은 실질구매력 증가세 약화와 자산가격 하락이 소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고용 회복과 임금 상승 속도가 점차 완만해지는 가운데 집값 하락도 역(逆)자산효과를 통해 소비 회복을 제약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그동안 누적된 가계저축이 부정적 충격을 일부 완충할 것으로 기대했다.
내구재를 중심으로 한 재화 소비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서비스 소비도 펜트업 수요가 점차 해소되면서 회복 속도가 둔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외 출입국 방역조치가 해제되고 경제주체들의 감염병 민감도가 떨어지면서 향후 해외여행 펜트업 효과는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최근 출국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각국 입국 규제도 완화되고 있다.
한은은 향후 글로벌 경기 둔화 및 금리 상승 속도와 폭에 따라 민간소비 회복 경로에 하방 압력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먼저 가계의 자산과 부채 규모, 예대금리차 등을 고려하면 금리가 오를 때 가계의 이자 수지 적자 폭이 확대되면서 민간소비 여력이 축소된다. 또 가구별 채무부담 분포를 감안할 때 금리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과다차입 등 취약가구의 채무 부담이 비선형적으로 확대돼 소비 여력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경기 부진, 자산가격 급락, 고용사정 악화 등으로 이어질 경우 민간소비에 대한 영향이 더욱 커질 소지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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