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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500원까지 봤나…달러 쟁여두는 기업들

9월 거주자 외화예금 895억 달러

12.3억 달러↑…한달만에 증가 전환

기업들 결제대금 환전 미룬 영향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는 상황에서도 기업들은 수출 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바로 환전하지 않고 모아둔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본 셈이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895억 달러로 전월 말 대비 12억 3000만 달러 증가했다. 7월 903억 8000만 달러에서 8월 882억 7000만 달러로 줄더니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외화예금이 늘어난 것은 달러화 예금이 772억 6000만 달러로 한 달 만에 23억 6000만 달러나 증가한 영향이다. 달러화 예금 잔액은 올해 3월(785억 8000만 달러) 이후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이 보유한 달러화 예금은 21억 2000만 달러 늘었고 개인은 2억 4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에 기업이 달러화 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4.2%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해 2016년 8월(84.3%) 이후 6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아졌다.

특히 기업들은 수출 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바로 환전하지 않고 매도 시기를 늦추는 ‘래깅(lagging)’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으로 원·달러 환율이 약 13년 만에 1400원을 돌파했으나 추가 상승 기대감이 여전하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입 결제 대금 예치와 현물환 매도 지연 등으로 인해 기업을 중심으로 달러화 예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달러화 예금을 제외한 다른 통화 잔액은 모두 감소했다. 유로화 예금은 6억 달러 감소했는데 일부 증권사의 고객 예탁금이 줄었고 일부 기업들이 현물환을 판 영향이다. 엔화와 위안화는 각각 4억 6000만 달러, 6000억 달러씩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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