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고졸·전문대졸 입사자에게 능력에 따라 승진 기회를 크게 넓히는 파격적인 인사제도를 시행한다. 과거엔 고졸·전문대졸 입사자는 부장까지 진급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실력만 되면 대졸 직원과 비슷하게 관리자급까지 승진 가능해진다.
삼성전자는 24일 사내망을 통해 고졸·전문대졸 입사자인 CL1 직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했다. 혁신안은 CL1 직급 직원들의 상위평가 배분율을 기존보다 5% 늘리고 업무평가 최고 등급인 S등급에 대한 인센티브 상향, 조기 승격제도 도입 등이 담겼다.
CL1 직원들이 승진을 위해 치러야 했던 이른바 ‘승격고시’는 폐지되고 대신 업무평가와 어학 심사 등으로 대체하도록 했다. 학사학위 취득 지원 혜택도 신설됐다.
회장 취임이 임박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능력주의’를 바탕으로 파격적인 인사제도를 내놓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연차와 입사 조건 등에 따라 CL1(고졸·전문대졸), CL2(사원, 대리), CL3(과장, 차장), CL4(부장) 등의 직급 체계를 유지했다. 단계별로 승격하기 위해서는 10년 가까운 기간이 필요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인사제도 개편안을 공개하면서 CL2·3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급별 차이를 없애고 성과 중심의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통해 직급에 머문 기간과 관련 없이 능력을 입증하면 빠른 승진이 가능해졌다. 이번 혁신안은 CL1 직급 대상에게도 능력에 따라 공평하게 승격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금까지는 CL1 직원이 차장·부장까지 진급하기가 사실상 어려웠지만 앞으로는 성과와 전문성만 입증하면 조기 승진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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