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이 한 달간 계열사별 사업보고회에 돌입했다. 구 회장이 최근 폴란드·미국 사업 현장을 방문한 직후에 경영전략을 보고받는 만큼 구체적인 위기 극복, 미래 준비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LG전자(066570) 경영진에게 사업 보고를 받았다. LG그룹의 사업 보고회는 매년 10~11월 총수와 전문 경영인들이 모여 계열사별로 올 한 해 사업 성과를 돌아보고 이듬해 계획을 논의하는 연례 행사다. TV 사업(HE사업본부), 생활 가전(H&A사업본부) 등 LG전자의 각 사업부와 함께 LG이노텍(011070)·LG디스플레이(034220) 등 다른 전자 계열사들도 이번 주께 보고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 계열사 이후에는 LG화학(051910)·LG에너지솔루션(373220)·LG생활건강(051900) 등 다른 그룹사 경영진이 구 회장과 머리를 맞댄다.
구 회장의 올해 사업 보고회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확산하는 시점에 진행되는 만큼 각 계열사의 위기 극복 방안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보고회에 참석한 LG전자의 경우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급감으로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사실상 3000억 원 이상 줄어든 상태다. LG전자는 다음 달부터 각 사업부서와 본사 조직 구성원 일부를 차출해 ‘경영 지휘통제실(워룸)’까지 꾸리기로 했다. 구 회장은 회장 취임 이후 4년 동안 휴대폰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배터리, 자동차 전장,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강화하는데 주력해 왔다.
이번 사업보고회 직후 연말 임원 인사가 이어진다는 점도 재계의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구 회장이 지난해 계열사 사장단 대부분을 유임한 만큼 올해에는 대대적으로 인력을 재배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구 회장은 앞서 올 9월 29일에도 경기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사장단 워크숍을 3년 만에 대면으로 주재하고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일수록 그 환경에 이끌려가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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