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권에서 가계대출을 받은 60대 이상 노령층의 연체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 우리보다 20년 앞서 고령화사회가 시작된 일본이 은퇴 파산이 사회문제로 부상하며 골머리를 앓았듯 우리도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함께 20대 사회초년생들의 연체율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
25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의 가계대출 잔액은 2019년 1분기 9조 4234억 원에서 올해 2분기 18조 6404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늘어나며 연체율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위 5개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지난해 2분기 2.71%에서 지난해 말 3.55%로 증가했으며, 올해 2분기 3.81%를 기록했다. 특히 대학생·취업준비생 등이 대부분인 20대와 60대 이상 노년층 등 금융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저축은행 가계대출의 부실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60대 이상 노년층 대출자의 부실 위험은 여타 연령층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2분기 5개 저축은행의 60대 가계대출 잔액은 1조 1904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1조 764억 원에서 10.5% 증가했다. 특히 가계대출 잔액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연체액 및 고정이하대출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가파르다. 같은 기간 연체액은 407억 원에서 525억 원으로 28.9% 늘었으며, 고정이하대출은 564억 원에서 753억 원으로 33.5% 증가했다. 연체율도 지난해 1분기 3.87%에서 올해 2분기 4.37%를 기록했다. 60세 이상은 이미 은퇴해 소득이 줄었거나 자영업자인 비중이 높다. 이들이 1금융권에서 대출이 어려워지자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넘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노령층의 파산 비율도 증가세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60대 이상 노인층 파산자 수는 7752명으로 전체 파산자 2만 559명의 37.7%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대 청년층은 각종 지원책에 대출잔액은 줄고 있지만 연체액과 고정이하여신 대출액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대 연체액은 지난해 1분기 309억 원에서 올해 2분기 531억 원으로 71.8% 증가했고, 같은 기간 고정이하대출은 430억 원에서 791억 원으로 83.9% 뛰었다. 20대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3.22%에서 올 1분기 4.92%, 올 2분기 4.87%를 기록했다. 특히 OK저축은행의 경우 올 2분기 20대 연체율은 직전 분기 대비 0.39%포인트 높아진 5.61%로, 5.6%대까지 연체율이 높아진 것은 2017년 2분기 이후 처음이었다.
윤 의원은 “금리 급등으로 시중은행이 고신용자 위주의 대출에 집중하자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20대, 소득이 감소한 60대는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찾고 있다”며 “정부 지원 보증 등 서민금융 상품이 적시에 지원돼 이자 부담을 낮춰드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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