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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전자 이사회, 오늘 이재용 회장 선임 논의

27일 3분기 재무제표 승인과 함께 선임

공식 취임은 창립기념일 내달 1일 유력

이사회 승인 필요없지만 내부동의 거쳐

콘트롤타워 구축·신사업 모색 등 속도

이재용(왼쪽 두 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005930) 이사회가 27일 이재용 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회장에 취임하면 2012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된 후 10년 만이다. 이 부회장이 회장에 오르면 강도 높은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 그룹 컨트롤타워 구축 등을 중심으로 한 ‘뉴삼성’ 비전이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삼성전자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27일 오전 삼성전자 3분기 실적 발표에 앞서 열리는 이사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등의 안건과 함께 이 부회장의 회장 선임 안건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의 공식적인 회장 취임 시기로는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인 11월 1일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회장은 법률(상법)상의 직함이 아니어서 반드시 이사회 승인을 거칠 필요는 없지만 내부 동의를 얻는 절차를 밟게 되는 것이다.

이 부회장이 이사회를 거쳐 회장으로 승진하는 것은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조한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국내 5대 그룹 총수 중 직함이 부회장인 사람은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

재계는 이사회에서 회장 승진 안건에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이 부회장이 ‘뉴삼성’ 구현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에 버금가는 대변혁을 가져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계열사의 경영 상황을 총괄할 그룹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흩어진 계열사 리더십을 한데 모으고 핵심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도모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복합 위기에 이 부회장의 역할과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시스템반도체 1위를 겨냥한 대규모 투자와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올 8월 15일 복권된 후 그룹 주요 계열사의 국내외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현장 경영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6월 유럽 출장 귀국길에서 내놓은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는 발언은 뉴삼성의 기조가 기술 혁신에 방점을 찍고 있음을 드러낸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8월 경기 기흥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 연구개발(R&D)단지 기공식에서도 임직원들에게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거듭 당부했다. 이달 11일에는 인천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를 7년 만에 방문해 바이오 산업에 10년간 7조 5000억 원을 선제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부회장은 현재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이사회 논의 결과를 곧바로 외부에 알리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회의 자체가 비공개로 열리는 데다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혐의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공표 시기를 숙고해 조율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유럽·중남미 출장 귀국길에서 ‘연내 회장 승진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회사가 잘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는 의장을 맡고 있는 김한조 하나금융공익재단 이사장, 김선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준성 전 싱가포르투자청 매니징디렉터 등 4명의 사외이사에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부회장, 경계현 반도체(DS)부문장 사장,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경영지원실장 사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등 5명의 사내이사를 더해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올 9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된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허은녕 서울대 공대 교수는 11월 3일 임시 주총을 통해 이사회에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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