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회장 취임 첫 화두로 ‘기술’을 언급했다. 경쟁자들을 크게 앞서는 ‘초격차’ 전략으로 삼성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내며 ‘뉴삼성’ 경영철학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27일 이사회의 회장 승진 안건 의결 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취재진과 만나 “내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고 취임 후 첫 소감을 전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더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어보겠다”며 “많은 국민들의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회장 취임에 따른 별도 행사나 취임사를 공식적으로 하지 않았다. 대신 삼성 사내게시판에 취임사를 대신한 글을 올려 소회와 각오를 임직원에게 전했다. 이틀 전인 25일 고(故) 이건희 회장 2주기 후 사장단과 만나 밝힌 내용이다.
이 회장은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건희) 회장님의 치열했던 삶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며 “선대의 업적과 유산을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게 제 소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지난 몇 년 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지 못했고 기존 시장에서는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며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경영 화두로 ‘인재’와 ‘기술’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그는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다.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고 했다.
이를 위한 창의적인 조직 문화의 중요성도 주문했다. 이 회장은 “인재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도전과 열정이 넘치는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며 “나아가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기업, 세상에 없는 기술로 인류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기업, 이것이 여러분과 저의 하나된 비전이고 미래의 삼성”이라고 그룹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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