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일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고수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5대 금융지주 회장단과의 간담회 직후 DSR 규제 완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과도하게 빚을 지지 말라는 의미의 DSR은 굉장히 신중하게 (접근) 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동산도 연착륙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금융 쪽뿐만 아니라 부동산 정책 전반과 조합이 맞아 이뤄지기 때문에 DSR 하나만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토교통부의 규제, 기획재정부의 세제와 연결돼 있다”면서 “종합적 패키지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DSR은 1년에 버는 소득 대비 갚아야 할 모든 대출의 원리금(원금+이자)의 비율을 뜻하는 지표다. 현재 각 은행은 DSR 40% 초과 대출을 내주지 않고 있다. 쉽게 말해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빚을 낼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우려가 커지며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달 27일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15억 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금지를 해제하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완화하며 사실상 가계대출 규제는 DSR 규제만 남았다.
문제는 DSR 규제가 너무 강력해 LTV 등을 풀어도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고소득자 대출 확대라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는 점이다. 무주택자나 1주택자에게는 투기지역에도 LTV를 50%까지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DSR 규제 탓에 1억 원 이상의 고액 연봉자나 맞벌이 가구만 혜택을 볼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서울경제가 한 시중은행에 의뢰해 지난달 말 발표된 금융 규제 완화 방안에 따라 연소득별 대출 가능 금액을 추산한 결과 연소득 5000만 원인 차주가 연 6.5% 금리(30년 분할상환)로 14억 원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LTV 규제 완화 전과 후의 대출액은 2억 6300만 원으로 동일했지만 고소득자는 대출 가능 금액이 최대 3억 원 넘게 늘어났다. DSR 규제를 놔두고 LTV 규제만 풀 경우 고소득자의 대출만 늘어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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