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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지원에도…커지는 증권사 신용 리스크

A2+ 등급 전단채 한달새 4.7%→6.3%

미래에셋증권 A1 등급도 6%대 거래

업계 "중소형사 대출기준 완화 필요"

김주현 "증권사도 할 수 있는 건 해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단기자금 시장 경색을 풀기 위한 정부 당국의 유동성 지원에도 이번 사태의 진원지인 증권사의 신용 리스크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4% 중반대였던 A2+ 신용등급의 증권사 전자단기사채가 최근 6%를 넘어서는 등 증권 업계의 유동성이 말라붙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부실화 우려가 큰 중소형 증권사를 위해 한국증권금융의 증권담보대출 기준 완화 등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정부 및 금융 당국은 지난달 26~27일부터 자금난을 겪는 증권사를 위한 유동성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대표적으로 한국증권금융이 중소형 증권사에 환매조건부채권(RP), 증권담보대출을 통해 3조 원을 공급하고, 한국산업은행이 증권사 기업어음(CP) 매입에 2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대형 증권사 9곳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 약 1조 원을 출자해 중소형사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에 나서기로 뜻을 모으고 세부안을 논의 중이다.

민관이 힘을 합쳐 증권사 부실 우려를 잠재우려 하지만 신용 리스크는 커지는 분위기다. 증권사 단기물 금리는 한 달 사이 6%를 돌파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유진투자증권이 발행한 전단채 3개월물(A2+ 등급) 금리는 6.3%로 지난달 7일 4.7% 대비 160bp(bp=0.01%포인트)나 급등했다. 우량한 A1 등급 전단채 금리도 6%대에 바짝 다가섰다. 현대차증권이 지난달 31일 발행한 전단채 2개월물(A1) 금리는 5.7%에 달했다. 현대차증권의 2개월물은 지난달 4일만 해도 3.8%에 발행됐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증권사의 채권은 위험도가 크다고 봐 거래가 잘 안 되고 있다”며 “유통시장 기준으로는 미래에셋증권(A1)의 3개월물이 6.310%에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투 업계에서는 자금난을 겪는 중소형사를 위한 정책 당국의 맞춤형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증권금융은 증권사에 대출을 내줄 때 기존에는 RP, 상장주식만 담보로 받았다. 반면 이번에는 회사채(AA 이상), CP(A1 이상) 등을 신규로 허용했다. 자금난을 겪는 중소형사를 위해 담보 기준을 낮춘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대출 문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투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사는 정책자금이 필요 없다는 입장이고, 중소형사는 정책자금 지원을 받고 싶어도 담보로 받아주는 회사채와 CP 등급 기준이 높아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대형 증권사 9곳이 중소형 증권사를 돕기 위해 1조 원을 내놓는다는 것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가 신용 보강한 만기 도래 프로젝트파이낸싱(PF) ABCP 규모는 연말(10~12월)까지 27조 1884억 원, 내년 상반기(1~6월)까지 55조 2836억 원 등 총 82조 4730억 원에 달한다. 금투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추가로 급랭해 차환 발행에 실패할 경우 PF-ABCP 만기 도래 규모를 고려할 때 1조 원은 있으나 마나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신용 리스크는 커져가지만 당국에서는 추가 지원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 당국이 한국증권금융과 한국은행을 통해 증권사를 지원하고 있으니 증권사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것(대형사의 중소형사 지원 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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