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다시 2300선을 하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태도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다.
3일 오전 9시28분 기준 코스피는 보다 36.99포인트(1.58%) 떨어진 2299.88을 가리키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39.42포인트(1.69%) 내린 2297.45에 개장해 2300 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8억 원, 286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개인이 홀로 695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7원 9전 오른 1425원 3전에 출발한 뒤 장 초반 1420원대 후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사상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긴축 장기화’를 예고했다.
파월 의장은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게 이르면 다음 달 FOMC 정례회의부터 금리 인상폭을 0.5%포인트 이하로 낮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최종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한 것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매파적 태도를 견지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인상 중단 고려는 매우 시기상조”, “우리는 갈 길이 멀다” 등 고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 급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1.5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2.5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3.36%) 등이 일제히 전 거래일보다 하락했다.
이날 개장한 국내 증시에서도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종금리 수준을 가시화하려면 12월 FOMC까지 가봐야 하는 만큼 그 과정에서 증시 변동성이 수시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3일 미국 FOMC의 0.75%포인트 금리인상이 단행되자 주식비중 축소, 현금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포트폴리오 투자 관점에서는 배당주(통신, 손보 등), 방어주(통신, 음식료 등) 비중을 늘릴 것을 권고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이번 FOMC를 통해 고강도 긴축과 경기 불확실성 확대, 경기 모멘텀 약화라는 이중고에 상당기간 시달릴 수 밖에 없음을 재차 확인시켜 줬다”고 말했다. 경기상황에 따른 금리속도조절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내년 1·4분기까지 금리인상을 이어갈 수 있고 △9월 FOMC에서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통해 경기침체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한 흐름, 주식시장의 하락추세는 내년 1·4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라며 “긴축과 경기 악화 중 하나라도 방향성이 바뀌어야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증권은 이번 하락추세에서 코스피 밴드 하단으로 2050선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11월 FOMC 이후 투자심리 변화, 가격변수의 등락과정에서 반등이 전개되더라도 전략적 스탠스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 초반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세다. 삼성전자가 2% 넘게 하락하고 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2.18%), SK하이닉스(-2.72%), 현대차(-2.12%), 기아(-1.81%), 셀트리온](-3.47%) 등 대형주들도 일제히 약세다. 국내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NAVER)와 카카오는 3% 넘게 하락하면서 낙폭을 키우고 있다.
2차전지 관련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0.88%)과 삼성SDI(0.14%), LG화학(0.60%) 등만 보합권에서 거래되고 있다. 업종별로는 기계(0.88%)를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하고 있다. 철강·금속(-2.84%), 증권(-2.52%), 서비스업(-2.45%), 의약품(-2.36%), 금융업(-2.21%), 보험(-1.94%) 등이 낙폭이 큰 편이다.
같은 시간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8.14포인트(1.17%) 하락한 689.23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11.95포인트(1.71%) 내린 685.42에 출발한 뒤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억 원, 163억 원을 순매도 중이다. 개인은 205억 원 매수 우위다.
시총 상위권에서도 대부분 종목이 하락세다. 에코프로비엠(0.27%), 에코프로(1.04%), 천보(0.23%) 등이 보합권에 있으며 셀트리온헬스케어(-2.75%), HLB(-2.20%), 카카오게임즈(-3.54%) 등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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