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위산업분야의 19개 대·중소기업들은 지난 2~5일(현지 시간)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방산전시회에 참가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 디펜스2022’전시회다. 원래 격년제로 열리던 인도 디펜스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온라인 행사로 대체됐다가 이번에 오프라인 전시회로 복원됐다.
이번 전시회에서 우리 기업들은 단기적인 수주 성과에 매달리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동남아 방산시장에서 수출의 텃밭을 한층 더 넓게 일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임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국산 소형무장헬기(LAH),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1) 의 첫 수출 관문 두드리기에 나섰다. 대우조선해양은 중소형 잠수함을 중심으로 신시장 개척에 집중했다. LIG넥스원은 정밀유도무기 고객 발굴에 총력을 폈다. 풍산은 인도네시아 육군의 주력 경전차에서 운용 가능한 105mm 포탄 시장을 공략했다. 중소기업 중에선 특수차 전문기업 코비코가 폭발물 제거반 전술차량, 다목적작전차량 등의 수출 예정 소식을 알렸다.
이 같은 성과 못지 않게 극복해야 할 도전과제도 인도 디펜스2022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수입국들의 절충교역 요구 조건이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과거보다 더욱 높은 수준의 기술이전, 현지 생산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원가경쟁력을 제고하는 것도 우리 방산업체들이 직면한 숙제로 꼽혔다. 전세계 주요 방산기업간 수출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우리 방산업계가 가성비 좋은 무기 및 장비로 승부를 걸기 위해선 생산비를 절감하고, 다양한 패키지 수출상품을 개발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수출계약의 이행력 문제도 새삼 부각됐다. 수입 당사국이 한국산 무기, 장비를 구매하겠다고 계약을 하고서도 발효를 늦추거나, 대금납부를 제때에 하지 않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다행히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관련 이슈에 숨통이 트일 조짐이 보였으나 향후 다른 수출건에서도 비슷한 일이 재발될 가능성은 상존해 있다.
이 같은 도전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 범정부·범산업적 차원의 강력한 사령탑을 구성하는 것이 절실하다. 그동안 방위사업청을 중심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 유관 부처·기관들이 주요 방산수출 이슈별로 팀을 꾸려 일종의 컨트롤타워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보다 일사분란하게 부처, 기관, 산업계간 의사를 조율하고, 국익 차원에서 전략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한층 상위 레벨에서 컨트롤타워 기능이 작동돼야 한다는 게 방산업계의 진단이다. 그런 차원에서 가급적이면 대통령실이 관여하는 방산수출 컨트롤타워의 신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혹은 최소한 총리실 차원으로라도 컨트롤타워를 격상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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