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중 절반은 지난 정부에서 상향 조정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2030’ 목표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목표치가 국내 산업계의 역량에 비해 과도한 수준인 만큼 기업의 탄소 배출량 감축 부담 완화를 위해 목표치 재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제조업 500대 기업을 대상(응답기업 100개 사)으로 ‘NDC 2030 목표치 상향안 달성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48.0%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매우 낮다’ 18.0%, ‘낮다’ 30.0% 등이다.
NDC는 파리협정에 따라 각국이 자발적으로 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다. 한국은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26.3%의 감축을 목표로 세웠는데, 지난해 12월 문재인 정부가 국제연합(UN)에 제출한 상향안을 통해 40% 감축으로 목표치를 높였다.
응답기업의 56%는 이 같은 목표치를 유지할 경우 현재 대비 2030년 기업의 경쟁력이 하락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기존 대비 경쟁력이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0%에 그쳤다.
NDC 2030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탄소 감축 수치를 수립했냐는 질문에는 수립했거나(23.0%) 수립할 예정(44.0%)이라고 답한 기업이 67.0%였다. 33.0%는 아직 수립하지 않았다고 했다.
기업이 생각하는 적정 감축 수준과 목표치의 괴리는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응답 기업들은 2030년까지의 탄소 감축 적정 수준을 묻는 질문에 △0~10%(37.0%) △10~20%(24.0%) △직전 수준인 26.3% 유지(19.0%) 등 순으로 답했다. 평균치는 15.8%였는데 전 정부 수립 목표치인 40%와 비교해 24.2%포인트 낮았다.
기업들은 현재 설정된 NDC 2030 목표치의 문제점으로 ‘현재 탄소 감축 기술 수준 고려 미비’(38.0%), ‘산업계 의견 수렴 부족’(29.0%), ‘국내 산업 구조 고려 부족’(16.0%), ‘생산 위축 불가피’(14.0%) 등을 꼽았다. 가장 타격이 클 산업 분야로는 철강 분야가 38.0%로 가장 높았고 석유화학 분야가 23.0%, 에너지·발전 분야가 17.0% 등이었다.
개선 사항으로는 산업부문 배출량 감축 부담 완화(36.0%), 원자력 발전 비중 상향 등 전원믹스 재검토(25.0%), NDC 2030 목표치 하향 조정(23.0%), 목표 시점 조정(13.0%) 등을 지목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2030 전원믹스 달성 가능성 평가에서 석탄 비중, 재생에너지 비중 달성 가능성이 모두 낮게 평가되는 만큼 에너지 전환 과도기에 원자력 비중 향상 등을 통해 현실적인 에너지 믹스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정부의 지원책도 주문했다. 응답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개선을 통한 배출권 시장 활성화’(25.8%), ‘저탄소 설비구축 금융지원’(22.2%), ‘탄소저감기술 연구개발(R&D) 지원’(21.1%), ‘재생에너지·수소 기업 지원 활성화’(21.1%), ‘탄소 관세 직면 수출기업 지원’(8.2%) 등을 필요한 지원책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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