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이례적인 적자를 기록했던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흑자 규모는 지난해 동월 대비 7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수출이 2020년 10월 이후 23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지만 상품수지가 간신히 흑자를 낸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9월 경상수지가 16억 1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고 8일 밝혔다. 지난 8월(-30억 5000만 달러) 적자에서 한 달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배당금 지급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일시적인 적자가 발생하는 4월이 아닌 달에 적자가 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인 만큼 흑자 전환한 것이다.
다만 지난해 9월(105억 1000만 달러)보다는 흑자 규모가 7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1~9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41억 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674억 1000만 달러) 대비 432억 7000만 달러나 감소했다.
경상수지가 흑자 전환한 것은 상품수지가 4억 9000만 달러 흑자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수출은 570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억 2000만 달러(0.7%) 감소했다.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은 2020년 10월(-3.5%) 이후 23개월 만에 처음이다. 석유제품이나 승용차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중계무역수출 둔화 등으로 소폭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5.0% 등 주력 품목은 여전히 수출 감소세를 보였으며 대중(對中) 수출 역시 6.5% 줄어들었다.
수입은 565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6억 3000만 달러(18.0%) 증가했다. 원자재 수입 증가에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가스(165.1%), 원유(57.4%), 석탄(32.9%) 등 원자재 수입이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서비스수지는 3억 4000만 달러 적자로 전년 동월 대비 적자 폭이 2억 8000만 달러 확대됐다. 운송수지가 11억 8000만 달러로 흑자로 전년 동월 대비 흑자 폭이 7억 2000만 달러 줄어든 영향이다. 특히 수출화물운임 하락으로 운송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5억 2000만 달러 감소했다.
본원소득수지 18억 4000만 달러 흑자로 전년 동월 대비 7억 1000만 달러 확대됐다. 반면 이전소득수지는 3억 8000만 달러 적자로 적자 폭이 2억 6000만 달러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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