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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집게 성장률 전망 KIF “내년 GDP 성장률 1.7%”…"금융시장·산업 모두 정체"

내년 성장률 금융위기·코로나 이후 최저

기재부 "정부 전망도 KIF와 크게 안 다를 것"

경기 침체 속 금융시장·산업도 악화 전망

"내년 은행 대출, 올해보다 더 둔화된다"

"보험·비은행산업, 부실 위험 선제 대응 필요"

한국금융연구원(KIF)이 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2022년 금융동향과 2023년 전망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조윤진 기자




한국금융연구원(KIF)이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7%로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발생이 있었던 2009년(0.8%), 2020년(-0.7%)을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저조한 성장세다. 올해 성장률 역시 지난해보다 1.5%포인트 하락한 2.6%로 예상됐다.

KIF는 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2022년 금융동향과 2023년 전망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 같이 밝혔다. 박성욱 KIF 거시경제연구실장은 “2023년에는 인플레 안정을 위해 우리나라와 주요국 정부가 긴축적인 통화·재정 정책을 이어가고 감염병 위기로부터의 일상 회복에 따른 경기 반등 모멘텀도 약화돼 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KIF는 지난해 전망 세미나에서 2021년도 성장률을 정확하게 예측한 바 있다.

박 실장은 “대내외 여건이 예상보다 악화돼 경기 부진이 심화되는 하방 위험이 큰 편”이라며 “연구원이 자체 추정한 경기 전환점 예측 모형에 따르면 이번 수축 국면이 1년 이내에 확장 국면으로 전환될 확률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물가의 상방 위험과 대외 불확실성에 주로 기인한 성장의 하방 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물가 안정 및 금융 안정 등을 우선시하는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KIF뿐 아니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국제신용평가사 피치 등 민간에서 내년 성장률을 1%대로 예상한 가운데 정부?국책금융기관 등도 과거 2%대로 제시했던 전망치를 하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과 국회 예산정책처는 내년 성장률을 2.1%로 예상했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날 세미나에서 “정부도 현재 거시 전망에 대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숫자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KIF의 발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국내 금융시장 약세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지언 KIF 자본시장연구실장은 “올해 하반기 이후 전반적인 약세장에 돌입한 금융시장은 내년에도 금리 인상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한 확인이 되는 시점까지 반등의 모멘텀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 또는 기저 효과에 의한 반등은 2분기 이후에 일부 기대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금융 익스포저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말 국내 비은행권 부동산 그림자 금융은 총 842조 원으로, 2018년 말 대비 4년 만에 87.3% 급증했다. 이 실장은 “특히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관련 익스포저가 이 기간 104.8% 증가하며 시장 변동성과 취약성에 크게 노출됐다”며 “관련해 금융 업권별 자체 위기관리 노력과 정책 당국의 지속적 현장 점검, 리스크 현재화 차단을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KIF는 금융시장 불안 확대가 은행을 비롯한 금융산업 성장성 둔화로도 이어지겠다고 내다봤다. 이순호 KIF 은행연구실장은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 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해 성장세가 둔화됐다”며 내년 대출 증가율은 올해보다도 낮아진 4%대로 전망했다. 그는 “대손비용이 올해 6조 6000억 원에서 내년 9조 1000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8조 5000억 원으로 올해 수준에서 정체되겠다”고 짚었다. 이 실장은 “2023년 국내은행은 자산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가계대출 등 견조한 성장을 보였던 대출 부문 수요 급감에 대응키 위한 경영전략 및 건전성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상공인, 자영업자 채무구조조정과 기업 구조조정의 효율적 추진에 대한 도전 과제가 은행산업에 제기되고 있다”며 “유동성커버리지비율 규제 정상화 유예 등으로 다소 여유가 발생했어도 최근의 채권시장 경색, 고환율 및 고금리 추세로 은행의 자금조달 측면에서 애로 발생이 우려된다”고도 덧붙였다. 이 실장은 “자산건전성 악화를 대비해 성장 전략 기조는 보수적으로 설정하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출군 확대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및 저성장에 따른 부실 발생에 대비한 손실흡수능력을 점검하고 선제적 구조조정 추진 및 자산전전성 제고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험 및 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회사 등 비은행 산업 전망도 보수적으로 추정됐다. 이석호 KIF 보험연금연구실장은 “내년에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모두 성장성이 둔화되고 수익성도 정체, 저하될 전망”이라며 “특히 보험사의 경우 최근 들어 부동산PF 대출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수진 KIF 금융소비자연구실장은 △고금리?고물가 △타 업권과의 경쟁 심화 △업권 내 양극화 등을 부정 요인으로 꼽으면서 “올해 상반기 기준 일부 저축은행의 건전성 및 자본적정성이 악화된 상황이라 선제적 리스크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신전문금융업권에서도 기업대출 비중과 부동산PF 투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데 대해 이 실장은 “여전업은 올해에 비해 성장성과 수익성이 제한되고 건전성은 악화될 것으로 보여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둔화로 인한 서민금융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서민층의 체감경기가 악화되고 신용위험이 상승하면서 민간금융회사들이 소극적으로 서민금융대출을 취급하게 되는 유인이 발생한다”며 “서민 및 취약계층의 유동성 애로 발생 가능성이 고조돼 정책서민금융지원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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