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급등의 직격탄을 맞은 시멘트 업체들이 실적 악화 흐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내 건설 경기가 최악으로 치달으며 향후 전망 또한 밝지 못한 가운데 물류 운송 분야에서 파업, 사고 등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해 업체의 우려를 키우는 양상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멘트 업체들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내놓고 있다. 업계 1위 쌍용C&E의 경우 올해 3분기 매츨이 47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61억 원을 올려 47.3%나 급감했다. 당초 영업이익 500억~600억 원 사이를 점치던 시장 기대에 크게 빗나간 수치다. 쌍용C&E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4억 원에 그치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든 데 이어 연이어 예상보다 못한 실적을 기록하는 모양새다.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곳이 많지만 주요 업체들 분위기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에도 원자재 가격 급등의 여진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원가에서 20~30% 수준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만 하더라도 지난해 약 130달러(1톤당 가격)에서 올해 400달러를 넘어섰다. 여기에 원화의 값어치마저 떨어져 기업이 그 충격의 강도를 더한 것으로 해석된다.
빠른 시일 내에 분위기를 반전할 만한 상황을 예상하기도 쉽지 않다는 견해가 많다. 유연탄 가격이 최고점을 찍던 때와 비교하면 다소 내려온 것이 사실이지만 건설경기 악화라는 또 다른 악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가고 있다. 최근 오봉역에서 발생한 사고로 시멘트 열차 운행이 막힌 것은 대표적이다. 오봉역은 시멘트 출하기지가 모여 있는 곳이며 이번 사고로 평소 대비 공급량이 30~50%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화되기까지는 3~4주 정도 걸릴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달 말께로 예상되는 화물연대 파업 가능성도 시멘트 업체들로서는 큰 부담으로 꼽는다. 현재 화물연대 측은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를 요구하면서 파업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올 6월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하루 평균 150억 원 규모의 손실을 입었던 탓에 시멘트 업체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