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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계열사 부품 비싸게 사 '오너 2세' 108억원 배당

총수 일가 고발 없이 한국타이어 법인 고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계열사가 제조하는 타이어 부품을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줘 이익을 몰아준 한국타이어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80억 원과 검찰 고발 조치를 받게 됐다. 부당 지원을 받은 계열사의 매출·점유율이 급성장하면서 조양래 한국앤컴퍼니(000240) 명예회장의 아들들은 100억 원대의 배당금을 챙겼다.

공정위는 한국타이어그룹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이하 한국타이어)가 계열사 MKT(한국프리시전웍스)로부터 타이어 몰드를 고가로 구매한 부당지원 행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80억 300만 원(잠정)을 부과하고 한국타이어를 검찰에 고발한다고 8일 밝혔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2011년 MKT홀딩스를 설립해 타이어 몰드 납품회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를 인수했다. MKT홀딩스의 지분은 한국타이어가 50.1%, 조 회장의 아들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과 조현식 한국타이어 고문이 각각 29.9%, 20.0%를 보유했다. 이후 MKT가 MKT홀딩스를 인수했고 지분율은 그대로 유지됐다.

한국타이어는 MKT를 계열사로 편입한 뒤 다른 몰드 제조사에서 구매하던 몰드 물량까지 MKT로 돌려 거래를 늘렸다. 다른 몰드 회사들의 불만이 커지자 한국타이어는 다른 회사들에 대한 발주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2014년 2월부터는 ‘신단가 정책’을 시행해 MKT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신단가 정책은 한국타이어가 MKT에서 몰드를 구매할 때 제조원가에 더해 판관비(판매관리비용) 10%와 이윤 15%를 보장하는 방식이었다. MKT에 판매단가 기준 25%의 이익이 보장된 셈이다. 금호·넥센 등 다른 타이어 제조사나 과거 한국타이어는 몰드 제조사에 판관비나 이윤을 보장한 적이 없다.



한국타이어는 여기에 MKT 몰드 제조원가를 실제 제조원가보다 30% 이상 부풀려 구매 가격에 반영해 MKT가 실제로 40% 이상의 매출이익률을 보게 했다. 한국타이어는 신단가 정책을 적용했을 때 실제 가격 인상 효과가 큰 유형의 몰드는 주로 MKT에 발주하고, 그 외 몰드는 다른 몰드 제조사에 발주하기도 했다.

한국타이어는 자체 조사를 통해 신단가 정책을 시행하면 MKT에서 구매하는 몰드 가격이 다른 몰드 제조사에서 구매하는 가격보다 약 15%가 높다는 사실도 파악하고 있었다. 신단가 정책을 통한 한국타이어의 MKT 부당지원은 한국타이어가 2018년 2월 MKT 몰드 단가를 15% 인하할 때까지 계속됐다.

한국타이어가 부당지원에 나선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MKT는 매출액 875억 2000만 원, 매출이익 370억 2000만 원, 영업이익 323억 7000만 원을 기록했다. MKT의 매출이익률은 42.2%에 달했는데, 이는 경쟁사 대비 12.6%포인트 높은 수준이었다.

2010~2013년 13.8%였던 MKT의 영업이익률은 2014~2017년 32.5%까지 상승했다. 국내 몰드 제조시장 점유율도 2014년 43.1%에서 2017년 55.8%로 뛰었다. 한국타이어의 부당지원으로 MKT의 국내 몰드 제조시장 경쟁 조건이 부당하게 유리해졌고 타티어 몰드 시장 가격 경쟁도 훼손됐다는 것이 공정위의 시각이다.

부당지원에 따른 이익은 한국타이어 총수 일가에 귀속됐다. MKT는 2016~2017년 조현범 회장에 65억 원, 조현식 고문에 43억 원 등 총 108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MKT는 MKT홀딩스가 한국프리시전웍스를 인수할 때 차입한 348억 5000만 원도 그대로 떠안아 2015년 상환을 완료했다.

다만 조현범 회장이나 조현식 고문에 대한 검찰 고발 조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 황원철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신단가 정책의 핵심 내용인 원가 과다계상과 가격 인상에 동일인 2세(조 회장과 조 고문)가 구체적으로 지시·관여했다는 사실이 입증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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