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고령화로 65세 이상 국민의 한 해 진료비가 41조 원을 넘어서는 등 눈덩이처럼 불어나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우리나라 고령화율(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 증가세를 감안할 때 특단의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9일 공동 발간한 ‘2021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공단부담금과 본인부담금을 합한 전체 진료비는 지난해 95조 4376억 원으로 전년 86조 7139억 원과 비교해 10.1% 늘어났다. 이 기간 보험료 부과액은 63조 1114억 원에서 69조 4869억 원으로 10.1% 증가했다. 세대당 월 평균 보험료도 11만 4069원에서 12만 2201원으로 올랐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65세 이상 진료비다. 41조 3829억 원으로 2020년 37조 6135억 원 대비 10.0% 증가했다. 전체 진료비 95조 4376억 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4%에 달했다. 1인당 진료비도 65세 이상이 월등히 많았다. 65세 이상의 1인당 연 평균 진료비는 509만 원으로 전체 인구 1인당 연 평균 진료비 186만 원의 2.74배나 됐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고령화율은 17%로 2045년이 되면 2021년 기준 29%로 세계에서 고령화율이 가장 높은 일본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령과 무관하게 1인당 진료비가 연간 500만 원이 넘는 환자는 351만 8000명으로 전체 진료 인원의 7.4%를 차지했다. 이들의 진료비 총액은 전체 진료비의 절반을 넘는 48조 8650억 원(51.2%)으로 집계됐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은 내년에 적자 전환한 뒤 2028년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백롱민 서울대 의대 교수는 전날 열린 ‘제1회 서경 바이오메디컬포럼’에서 “의료비 증가율이 가팔라 수년 내 건강보험 재정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의료 시스템 구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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