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 추세와 결합해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냉각될 수 있어 경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추 경제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과거 과도하게 상승했던 주택 가격의 일정 부분 하향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서는 곤란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하향 안정을 주로 강조해왔던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경착륙 우려 목소리가 나오면서 앞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완화 등 추가 규제 해제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추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최근 부동산 시장은 수도권을 포함한 전 지역에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8월부터는 하락 폭도 확대되고 있다”며 “금리 인상, 가격 고점 인식 등으로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7월 첫째 주 전주 대비 -0.03% 수준이었던 주간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률은 10월 5주차에 접어들며 -0.34%로 하락 폭이 10배 넘게 커진 상황이다. 또 9월 서울 주택 거래량은 3000건에 그치면서 최근 5년간 평균 1만 3000건과 비교해 4분의 1 이하로 떨어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집값이 완만하게 떨어지는 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지만 급격하게 하락하면 후방 산업에 충격을 주는 등 경기 전반에 부작용이 더 크기 때문에 적절한 규제 완화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부총리는 “부동산 시장은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 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만큼 앞으로도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추가 조치가 필요할 경우 미리 준비된 단계별 대응 계획에 따라 적기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에 따른 가계부채 불안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단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계 부채가 안정화돼 가고 있고 금리 상승에 따라 추가적 대출 급증 등 불안 가능성도 줄어들고 있다”며 “대출 규제 정상화 속도를 당초 계획보다 높일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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