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은 웬만한 식당 못지않게 밥 짓고 파는 일에 진심이다. ‘런치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밥상 물가가 치솟자 가성비 좋은 편의점 도시락이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편의점 CU에서 올해 들어 최근까지 판매된 도시락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 늘었다.
편의점 도시락의 강점은 뭐니뭐니해도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반찬을 즐길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러나 업체들이 반찬 메뉴보다 더 공들이는 게 있으니 바로 밥이다. 편의점 도시락의 장기적인 선호·충성도를 결정짓는 요인은 기본적인 ‘밥맛’에 있다는 게 오랜 개발·판매를 통해 체득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이에 편의점 업계에서는 일본까지 건너가 자격증을 취득한 밥 전문가인 ‘밥 소믈리에’를 잇따라 영입하며 밥심을 기르고 있다. 밥 소믈리에 자격시험은 2006년부터 일본취밥협회, 일본곡물검정협회 주최로 매년 1회 진행되며 쌀의 산지와 품종, 영양, 취반 등에 관한 지식을 다룬다. 시험 전 일본취반협회의 집체 교육을 받은 뒤 필기와 실기 시험을 치른다. 실기 시험은 4종류의 밥이 일정량 접시에 담겨 나오면 기준이 되는 밥 1종과 샘플로 나온 3종을 비교해 향, 외관, 맛, 점도 등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난도가 높아 국내에 이 자격증 취득자는 70여 명에 불과하며 대부분 즉석밥 제조 회사에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U에는 제조 시설에서 근무하는 상품본부 소속 5명이, 세븐일레븐에는 상품 기획자(MD) 한 명이 이 자격증을 갖고 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007070)의 경우 자회사인 간편식 공장 후레쉬서브에 자격증 보유자 한 명이 근무하며 쌀 선별 및 상품 품질 검사 등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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