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월마트가 기대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월마트는 하루 만에 주가가 6% 넘게 뛰었다.
15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월마트는 3분기 매출이 1528억 1000만 달러(약 202조 2287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9% 가까이 증가했으며 주당 조정 순익(EPS)은 1.50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가 예상한 매출(1477억 5000만 달러)과 EPS(1.32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동일 점포 매출도 8.2% 증가해 월가 예상치(4.3%)를 웃돌았다.
특히 재고 수준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1분기 32%였던 전년 대비 재고 증가율은 2분기 25%를 거쳐 3분기 13%까지 내려왔다. 비필수 품목의 주문을 줄이고 가격 인하를 늘려 재고 처리에 적극 나섰다고 존 데이비드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밝혔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지난 분기 실적이 안 좋았던 것은 물가가 오르면서 회계상 재고 평가 금액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3분기부터는 이 같은 일시적인 착시 효과가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회계 연도 전체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마트는 올해 매출은 약 5.5% 증가하고 조정 영업이익은 종전 9~11% 감소에서 6.5~7.5% 감소로 축소될 것이라며 2022년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했다. 월마트의 식료품 판매가 증가하고 과잉 재고가 감소하면서 전망치를 높였다고 CNBC는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월마트의 깜짝 실적과 실적 전망 상향의 배경에는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자리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에서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이 줄기는 했으나 소매 유통 업체들의 실적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정 팀장은 “현재 미국의 가계 저축률은 역사적으로 최고 수준”이라며 “경기 침체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의 소비재 내수 시장까지 위축될 정도는 아니라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미국 최대 건축자재 유통 업체인 홈디포도 이날 매출 388억 7000만 달러(예상 379억 6000만 달러)와 EPS 4.24달러(예상 4.12달러) 모두 전망치를 뛰어넘었다고 발표했다.
미국 소비 심리가 시장의 예상보다 양호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전날 뉴욕증시에서 유통 업체들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월마트는 전 거래일보다 6.54% 급등한 147.44달러에, 홈디포는 1.63% 오른 311.93에 장을 마쳤다. 타깃(3.94%)·로우스(2.04%)·쿠팡(6.30%) 등도 주가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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